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미국 송환이 보류됐다. 권씨는 미국으로 송환돼 법정에 설 예정이었으나 몬테네그로 법원이 재심리를 명령하며 인도국이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심 재판부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송환 결정을 무효로 한다.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낸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권씨는 2022년 테라폼랩스의 테라·루나 코인 가치가 99% 이상 급락하며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안겼다. 그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떠난 뒤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과 한국 모두 몬테네그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황이다. 뉴욕 검찰은 권씨를 증권사기, 시세조작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권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한국보다 형량이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은 권씨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