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 입주한 소상공인의 임대료 부담 규모가 월평균 124만원, 서울의 경우 177만원으로 조사됐다. 임대인 소득 또한 서울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상가임대인 연평균 월세 총수입은 1억8600만원이지만 서울에서는 2억원 가량 많은 3억7800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장사하는 데 고정비용 부담이 더 큰 만큼 임대 소득 규모는 급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3년 상가건물임대차 실태조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5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평균과 서울, 과밀억제권역(부산·인천·수도권 주요 도시), 광역시(부산·인천 제외), 기타 지역의 임대료 격차가 확인된다.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비교해보면 이렇다. 전국 평균 상가 월세는 124만원인데, 서울에서는 177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53만원 더 많다. 과밀억제권역의 월세 또한 전국 평균보다 35만원 높은 159만원이었다. 부산 인천을 제외한 수도권(121만원)으로 가면 전국 평균보다 월세가 낮아진다. 기타 지역 월세는 90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서울 월세는 전국 최저 지역인 전남·제주(각 72만원)의 2.5배다.
매달 월세 부담만 놓고 봐도 서울과 과밀억제권역이 높은데, 3.3㎡(평)당 금액을 계산해보면 이 차이는 더 크게 드러난다. 서울의 상가계약 면적(64.2㎡)은 전국 평균 면적(127.7㎡)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3.3㎡(평)당 월세는 약 9만원이고, 전국 평균은 약 3만2000원으로 계산된다. 서울에서는 더 좁은 데서 장사하는데 더 많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대료 부담은 크지만 장사를 상대적으로 계약을 오래 지속하는 지역도 서울이었다. 전국 평균 임대차 계약 기간이 3.4년인데 반해 서울은 3.8년, 과밀억제권역은 2.6년으로 조사됐다. 장사를 더 오래 할 수 있는 곳이 서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대 수입 또한 서울이 압도적이었다. 임대인이 보유한 사업장 수와 2022년 월세 총수입을 보면 전국 평균보다 확연히 많다. 상가를 임대하는 개인·법인의 전국 평균 임대사업장 개수는 8.6개인데 서울에서는 17.8로 배 이상 많았다. 월세 총수입은 전국 평균 1억8600만원보다 배를 웃도는 금액(3억7800만원)으로 조사됐다.
중기부는 2002년 이후 5년마다 상가건물임대차 조사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전국의 상가 임차 개인·법인 8000곳과 상가 임대 개인·법인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임차인에는 소상공인 사업장 7000곳이 포함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