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탈당 직전 회군에… 이재명 “고맙게 생각… 힘 합쳐야”

입력 2024-03-05 04:0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탈당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당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준 데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 심판이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면 더욱 고맙겠고,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우리 당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성동갑에 전략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수락한다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원팀이 돼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합니다”는 한 문장을 올렸다. 그는 중·성동갑 컷오프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당에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만나는 등 거취를 고심해 왔으나 탈당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선 임 전 실장이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으로서 차기 당권 또는 대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임 전 실장은 ‘이재명의 대안’으로 후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잔류로 ‘명문(이재명계·문재인계) 충돌’ 위기를 잠시 넘겼다는 진단이 나온다. 비명계의 줄탈당 흐름이 한풀 꺾일지도 관심이다. 다만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오늘내일 사이에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고 탈당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또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실을 공개하며 “민주당과 총선 상황에 대한 우려를 말씀드렸다. (문 전 대통령이)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히셨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은 계속됐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4년 전에는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경선을 전 당원 투표로 하고 (후보) 순위는 중앙위원들의 투표로 정했는데, 이번에는 전략공관위 심사로 결정한다”면서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이런 방식은 혁신과 거리가 멀다”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 과정을 문제 삼았다.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를 보좌했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양지’인 전남에 ‘사천’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이날 텃밭인 전북 전주을 후보로 문재인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확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5명의 후보가 맞붙은 5자 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 없이 본선에 진출했다. 경기 고양병에서는 이기헌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현역 홍정민 의원을 꺾었고, 충남 천안을에선 이재관 후보가 낙점됐다. 박경미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은 험지인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됐다.

김영선 이택현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