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투·타에서 쏠쏠한 결실을 맺은 채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이 건재함을 확인했고 5선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타선 짜임새 또한 지난해 대비 한층 탄탄해졌다.
한화는 4일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LG 트윈스와 더불어 10개 구단 중 귀국이 가장 이르다. 연습경기 성적은 3일 KT 위즈전 0대 2 석패를 포함해도 4승 1무 2패다.
최대 수확은 단연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 2일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포수 최재훈과 호흡을 맞춰 40분가량 65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9㎞로 빠르지 않았지만 예리한 변화구와 묵직한 구위 덕에 타자들이 체감한 위력은 그 이상이었다.
두 번이나 부러진 배트가 그 방증이었다. 몸쪽 바짝 붙어 오다 꺾이는 변화구엔 타석의 타자도, 훈련을 지켜보던 관계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날 류현진의 공을 안타성 타구로 연결한 외야수 이상혁은 “직접 보니 생각보다 더 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개막전 선발 등판엔 청신호가 켜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과 문동주를 오는 7일 자체 청백전에 각각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론 이후 최대 두 번의 시범경기를 거쳐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나설 수 있다.
마운드에서의 결실은 더 있다. 5선발 후보로 급부상한 김민우가 대표적이다. 한때 토종 에이스 평가를 받았으나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날린 그는 올겨울 자비로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등 공들여 재기를 준비했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KT전에서 2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코치진이 선정한 오키나와 캠프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최 감독은 “(김)민우 공은 시속 143~144㎞만 나와도 치기 어려운 공”이라고 평가했다.
야수 쪽도 분위기가 좋다.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대표적이다. 한화가 100만 달러를 들여 영입한 페라자는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마수걸이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를 신고했다. 타격 면에선 강점이 확실하며 수비에서도 기초적인 몫은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뉴 페이스’ 안치홍과 김강민·이재원의 가세가 기존 젊은 타자들에게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올 시즌 주장직을 맡은 채은성은 “(안)치홍이도 왔고 다른 선배들도 오지 않았나”라며 “(저마다) 야수 쪽에서 경험을 많이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