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하면… ‘롱 코비드’ 발생 위험 줄이고 중증도 완화

입력 2024-03-05 04:05

코로나19 후유증인 이른바 ‘롱 코비드(만성 코로나19 증후군)’의 정의는 명확히 정립돼 있지 않아서 국가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는 코로나 진단 후 12주 이후에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는 하나 이상의 증상·징후가 지속하는 경우를 롱 코비드로 규정하고 있다.

롱 코비드 증상은 발열, 호흡곤란, 기침, 가슴 등 다양한 부위 통증, 후·미각 상실, 두근거림, 피로감 등 200여가지가 보고돼 있다.

프란체스카 세디아 모더나 글로벌 의학 최고 책임자는 최근 열린 웨비나에서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저널 발표 논문에 따르면 감염 증상이 경미한 경우 롱 코비드 발생률은 30%, 중증 환자는 70%로 더 높았다. 또 65세 이상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롱 코비드는 18~65세 미만에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롱 코비드 발생 위험을 줄이거나 중증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의사협회저널(BMJ) 발표 최신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1회 접종으로 롱 코비드 위험률은 21% 감소했다. 2회 접종은 59%, 3회 접종 시에는 73%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 연구에서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는 접종자 대비 롱 코비드 진단이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롱 코비드 연구는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2022년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만성 코로나19증후군 조사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오미크론 유행 시기 확진된 1200만명을 대상으로 이후 4개월간 추적 관찰해 27개 주요 질환 발생 위험을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비교해 공개했다.

연구 결과 백신 접종을 2회 이상 완료한 경우 심혈관질환, 혈전(피떡) 관련 질환, 콩팥질환, 호흡기질환, 간 경화, 당뇨병 등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정지 위험은 백신 미접종자 대비 54%, 간질성 폐 질환은 62% 줄었다. 백신 접종 횟수가 많을수록 롱 코비드 위험은 더 낮아졌다. 3회 접종 완료자는 2회 접종자보다 심장질환(심부전 15%, 부정맥 16%, 심정지 27%) 콩팥질환(혈액 투석 27%) 등의 위험이 추가로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감염 예방은 물론 롱 코비드 예방 및 증상 완화를 위해서도 최신의 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질병청 연구 책임자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독감 백신처럼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필수 접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