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싹쓸이’ 트럼프, 양자대결서 바이든에 5%p 앞서

입력 2024-03-04 04:0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 중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가자지구 구호품 공수 계획을 발표하다 가자지구를 우크라이나로 잘못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슈퍼 화요일’(16개 지역 동시 경선)을 앞두고 열린 미주리·미시간·아이다호주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유세에서 “우리는 버지니아에서 100% 승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는 끝났다”고 밝혔다. 아이오와주부터 시작된 자신의 연승을 언급하며 “우리는 전례 없는 수치로 승리했고 (선거 결과가) 꽤 거칠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일(슈퍼 화요일) 투표하라.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는 비뚤어진 조 바이든에게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11월 5일(대선일) 바이든에게 ‘백악관에서 나가라. 당신은 해고’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지니아주는 슈퍼 화요일 경선을 치르는 지역 중 하나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언급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 공격에 집중했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가 조지아주에서 여대생을 살해한 사건을 언급하며 “그녀의 부모는 (나라가) 미쳤다고 말했다. 나는 이걸 ‘바이든 이민자 범죄’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바이든은 미국의 공립학교를 난민 캠프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내가 재선되면 제일 먼저 국경을 봉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러시아·북한을 상대하는 게 미국의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주리와 미시간, 아이다호 경선을 모두 승리하며 51명의 대의원을 추가 확보했다. 현재까지 그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244명으로 대선후보 확정을 위한 과반(1215명)의 20%에 도달했다. 트럼프 캠프는 3일 워싱턴DC, 4일 노스다코타 경선과 5일 슈퍼 화요일 경선까지 압승하면 헤일리의 경선 참여 의지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여론조사 수준으로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턴 매치는 이르면 12일, 늦어도 19일이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은 여성과 젊은층, 유색인종 등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하며 트럼프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5% 포인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지난달 25~28일 유권자 980명 대상)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43%, 트럼프는 48%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조사(44%대 46%) 때보다 격차가 확대됐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뽑았던 유권자 10%가 트럼프로 이동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고졸 이하 유색인종 노동자층의 변심이 두드러졌다. 지난 대선 때 이들 중 72%가 바이든을 택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47%만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이 우세를 보였던 여성 표심은 양분됐고, 트럼프는 남성 유권자층에서 9% 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NYT는 “트럼프는 라틴계에서 바이든을 앞서고 있고, 바이든을 지지하는 흑인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미국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관론이 완화됐지만, 바이든에 대한 평가는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지난 2년간 경제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31%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10% 포인트 오른 가운데, 양자대결에선 트럼프(47%)가 바이든(45%)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