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9일 정부의 북핵협상 수석대표를 겸하는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을 4·10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 북핵 대응을 총괄하는 현직 고위외교관이 정치권으로 직행한 건 매우 이례적인 데다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 전 본부장과 김윤식 전 경기 시흥시장, 박수민 아이넥스 메디컬 AI 스타트업 대표, 구홍모 전 육군 참모차장 등 영입 인사 환영식을 열었다. 김 전 본부장은 최근 외교부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0시 의원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그를 비례 위성정당(국민의미래)의 외교안보 분야 비례대표 후보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외무고시 23기로 입부한 김 전 본부장은 북미국 심의관,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영국 대사 등을 지냈다.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부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맡았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 대응을 총괄하는 정부의 수석대표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북한 문제 관련 교섭을 담당한다. 그간 본부장 출신의 전직 외교관들이 외교안보 전문가로 정당에 영입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현직 본부장이 사표를 내고 곧바로 자리를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외교관의 정치권행은 2004년 주제네바 대사를 지내고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다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간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 정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왜 부적절한가”라며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처럼 검사가 현직 신분을 유지하고 넘어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북한이 우리 선거에서 큰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후임 본부장이 임명될 때까지 북핵수석대표는 차석대표인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대신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후임 인선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며 “1차관이 본부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북핵 문제 전반에 대해선 업무 차질이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권중혁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