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가 모던함과 스포티함을 공존하는 신차를 새롭게 출시했다. ‘디 올-뉴 CLE 쿠페’가 그것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디 올-뉴 CLE 쿠페’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CLE 450 4MATIC 쿠페를 타고 시승행사장에서 경기도 광주 곤지암IC 인근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38㎞를 주행했다.
첫인상은 ‘수려함’이었다. CLE 쿠페는 요즘 자동차 디자인 대세로 꼽히는 ‘롱 노즈 숏 데크’ 디자인을 채택했다. 길게 뻗은 보닛 위에는 큼지막하게 튀어나온 2개의 파워돔이 강력한 심장을 숨기고 있다. A필러는 날렵하게 솟아올랐지만, 뒤로 갈수록 은은히 내려앉는 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전면부에서는 지면에 가깝도록 낮게 설계된 ‘샤크 노즈(shark nose)’가 고성능 4도어 쿠페인 AMG GT의 앞모습을 빼다 박았다.
옆모습은 한눈에 봐도 차가 길어 보였다. CLE 쿠페는 4850㎜의 전장을 가지고 있다. 낮게 깔린 전고는 1420㎜, 휠베이스는 2865㎜다. 단종된 E클래스 쿠페보다 전장은 5㎜ 길어졌고 전고는 15㎜ 낮아졌다. C필러로 갈수록 선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CLE 쿠페는 기존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합쳐 계승한 모델이다. 앞선 모델들은 단종된다. 콤팩트하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C클래스 쿠페, 쭉 뻗어 요트를 타는 듯한 기분을 자아내는 E클래스 쿠페 각각의 장점을 CLE 쿠페에 합쳐놓은 것 같다.
운전석에 앉았다. 대시보드를 살펴보니 물리버튼은 엔진 시동 버튼과 비상등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벤츠 실내의 패밀리 룩이 된 거대한 터치스크린이 자리했다. 그러나 신형 E클래스에서 선보인 조수석 터치스크린은 빠졌다. 벤츠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가다듬었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해 유튜브, 틱톡 등을 정차 시 볼 수 있으며, 웨이브와 멜론 등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유럽차들의 단점으로 꼽히는 네비게이션을 가다듬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티맵 오토’를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뗐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 두니 E클래스 쿠페의 주행질감과 비슷했다. 부드러운 가속감과 노면을 부드럽게 밀고가는 느낌이었다. ‘스포츠’ 모드에 차세제어장치(ESP)를 끄고 빠른 속도로 커브길을 돌아나가니 C클래스 쿠페의 컴팩트함이 느껴졌다. 공차중량은 1934㎏이지만 뒷 바퀴도 조향에 도움을 주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술이 들어간 덕이다. 코너 밖으로 차가 밀려 나가는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4륜 구동계 덕분에 노면을 다시 움켜쥐고 코너를 탈출했다. 싱글 터보차저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갔지만, 액셀레이터를 킥다운(급가속)하면 반 박자 늦게 가속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엔진은 앞바퀴 구동축으로 보면 3번과 4번 실린더 중간쯤 위치해 앞이 살짝 더 무거운 형태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E-클래스 쿠페 대비 15L 더 넓어진 420L로 골프백 3개를 시를 수 있다. AMG 라인이 기본 적용돼 AMG 전용 배기구가 탑재됐지만, 구멍이 뚫려 있진 않아 아쉬움을 줬다. 복합연비는 10.9ℓ이다. 가격은 CLE 200은 7270만원, CLE 450 4MATIC은 9600만원부터 시작한다. 오픈카인 CLE 카브리올레 모델은 올해 6월 출시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