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가 출시 28일 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AI폰을 내놓은 데다 애플도 후속작에 AI를 탑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AI폰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날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섰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최단 기간에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7년 출시된 갤럭시 S8 시리즈의 기록을 9일 앞당겼으며 전작 갤럭시 S23 시리즈보다도 3주가량 앞선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에서는 2019년 출시된 갤럭시 노트 10의 25일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인 ‘갤럭시 AI’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말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해 출시된 제품에도 갤럭시 AI의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폴드5·플립5, 갤럭시 탭 S9 시리즈가 대상이다. 급성장하는 AI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중 AI폰 비중은 올해 22%에서 내년 3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 세계 AI폰 출하량이 연평균 83% 증가해 2027년에는 5억2000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곧바로 AI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샤오미와 아너는 지난 25일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사전 행사에서 샤오미14 시리즈와 매직6 프로 글로벌 출시를 알렸다. 샤오미14 시리즈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미(Mi)LM’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모델이다. 검색만으로 사진을 찾아주는 AI 사진 검색 기능과 실시간 음성 번역, AI 회의 기록, AI 사진 편집 등 기능이 담겼다. 아너의 매직6 프로도 자체 LLM인 ‘매직 LM’을 적용해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 기능을 구현했다. 아너는 사진 등을 드래그하면 AI가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매직 포털’을 공개했는데 구글의 AI 기능인 ‘서클 투 서치’와 유사하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애플이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AI 모델과 아이폰16 시리즈가 온디바이스 AI 확산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오는 6월 연례 개발자 행사인 ‘WWDC’에서 AI 기술이 적용된 iOS 로드맵을 공개하고, 하반기 중 AI 기능이 접목된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선임연구위원은 “AI 서비스의 방향은 맞춤화와 개인화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 시장에선 애플의 행보가 중요한데, 애플이 화려하게 귀환한다면 온디바이스 AI 경쟁 체제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