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정부가 공기질 관리를 위한 총력대응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가량을 운영 중지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임산부 등 민감·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탄력근무를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그동안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던 탄력근무 조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범부처 총력대응방안’을 2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3월은 연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가장 높고 미세먼지 ‘나쁨’(36㎍/㎥ 이상) 일수가 가장 많은 달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월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7.7㎍/㎥, ‘나쁨’ 일수는 9일이었다.
특히 기상청은 올해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기 정체로 인한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부 관계자는 27일 “올해 1~2월 중국 미세먼지 농도가 굉장히 높아 그 영향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포함된 저감대책을 강화해 총력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겨울철에 석탄화력발전소 15기를 중단한 데 이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드는 봄철에는 28기를 가동 중지한다. 전국 59기 중 절반가량이 운영을 멈추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가 2일 이상 지속하거나 ‘주의’ 단계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면 임산부, 호흡기질환자 등 민감·취약계층의 탄력적 근무 시행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현행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는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시·도지사가 휴업이나 탄력적 근무제를 권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 규정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인데, 여전히 권고에 그치는 데다 관련 인센티브도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장 적용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또 개학 전 전국 학교의 실내 공기질도 전수점검하고, 지하역사 등 일상공간의 환기·공기정화 설비 점검과 도로 청소도 확대한다. 초미세먼지와 원인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유역환경청장이 전담해 매주 배출량과 감축목표 이행 상황을 관리한다.
환경부는 지난달 중국 생태환경부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양국의 조치사항 등을 공유하기 위한 ‘장관급 핫라인’을 제안했지만 아직 중국 측 답변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28일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당분간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9일에는 눈 소식이 있다. 제주도와 남해안, 경기북부에서 시작된 눈은 전국으로 확대된 뒤 29일 밤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이 하강하면서 3·1절인 금요일에 꽃샘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백재연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