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교파 시니어 선교운동단체 ‘시니어선교한국’이 설립된 이후 줄곧 상임총무를 맡아왔다. 지난해 연말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차기 대표로 추대된 뒤 취임한 이종훈(72·사진) 선교사 이야기다.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이 대표는 ‘시니어 선교 역사의 산증인’으로 “고령화 시대 속에서 역동적인 시니어 선교 자원의 역할과 이들을 통한 선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니어선교한국은 잠재된 시니어 선교 인력을 발굴한 뒤 훈련해 국내외 선교현장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대표는 50대 초반 대기업 임원에서 퇴직한 뒤 할렐루야교회와 MVP선교회 파송 선교사로 사역을 시작해 19년째 중동 모국에서 비거주 비즈니스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교 사역이 쉽지 않은 지역이기에 이 대표는 주로 일대일 전도와 제삼국 난민 선교, 신임 선교사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시니어 선교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 단체 이름을 지을 당시 ‘시니어 선교’란 40~80대 선교사들이 인생 후반전(second half)을 하나님께 바치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하지만 ‘인생 3부작’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요즘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정의하는 ‘액티브 시니어’란 선교 사역을 하기에 다방면으로 뛰어난 조건을 갖춘 선교자원을 의미한다”면서 “젊은 선교사는 자녀를 기르고 선교 자금도 모아야 하는데 시니어 선교사는 보통 집이 있고 자녀도 다 키워 부담이 적고 교회와 직장 생활을 통해 전문성도 갖췄다”고 했다. 다시 말해 은퇴 후 ‘세컨드 커리어’로 선교에 헌신하기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이어 “70, 80대 노인 중에는 젊은 사람이 자신을 돕는 걸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도 적지 않다”며 “시니어들이 함께 모여 선교를 논의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
시니어 선교사가 필요한 현장이 더욱 늘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대표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973만명을 기록했으며 조만간 1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라며 “그만큼 선교사 자원이 늘어나는 것이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도 늘면서 ‘액티브 시니어’로 이바지할 분들의 인프라도 든든하다”고 밝혔다.
시니어 선교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주님을 열심히 섬기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성경 말씀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자질”이라며 “진부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진리는 언제나 본질에 충실한 것이며 나부터 견고하게 세워진 뒤 동료들과 협력해 선교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글=조승현 기자,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