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50년 만에 이름 변경

입력 2024-02-27 04:06

‘울주 천전리 각석’의 이름이 국보 지정 50년만에 바뀐다.

울산시는 1973년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모두 엿볼 수 있는 문화유적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서다.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1970년 12월 동국대 박물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됐다. 너비 9.5m, 높이 2.7m 크기에 기하학적 무늬와 사슴, 반인반수(半人半獸), 배, 기마행렬도 등이 새겨져 있다.

신라의 왕과 왕비가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도 남아 있다.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 두 차례에 걸쳐 새긴 것으로 추정되며, 신라 관직명과 조직에 관한 언급도 있다.

국보 지정 당시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 시대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후 다양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학계에서 ‘각석’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명칭인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내 약 30곳의 암각화 유적 중 각석으로 불리는 유적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울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두 유산의 명칭을 ‘반구천의 암각화’로 통일해 동일 유산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니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 울산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