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신앙은 ‘무형전력’… 기도로 임전무퇴 기상 심자

입력 2024-02-27 03:02
미 공군 군종감 랜달 E 키친스 소장이 지난 21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앙 전력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공군 군종감 랜달 E 키친스 소장이 최근 방한해 국민일보와 만났다. 군종감은 군종장교를 대표하는 최고 직위로 미군에는 군종병과 장군이 있다.

지난 20~22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열린 ‘제30회 대한민국 군종목사단 수련회’에 특강 강사로 참석한 키친스 소장은 “군에서 신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요소”라며 “신앙전력 강화의 최전선에 있는 군목은 장병들을 복음으로 세우고 임전무퇴의 기상을 심기 위해 언제나 기도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남침례회 소속인 키친스 목사는 1987년 입대한 뒤 군종장교의 길을 걸어왔다. 2021년 소장으로 진급하면서 군종감이 된 그는 2100여명의 미 공군 군목을 대표하는 최고위급 단장이자 77만명 넘는 공군 장병의 신앙을 책임지고 있다.

키친스 소장은 병영 생활과 신앙의 관계를 짚으며 신앙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재차 언급했다.

그는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뇌의 전두엽이 커진다는 여러 대학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는 우울하거나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형전력’의 실체로 우리 신앙 활동이 나라를 지키는 군대에 도움을 준다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제30회 대한민국 군종목사 수련회에 참석한 군목들이 손뼉치며 찬양하는 모습.

국방의 의무라는 사명과는 별도로 통제된 군 생활 중에는 허무함이 수시로 찾아온다. 키친스 소장은 “장병들이 인생을 공허하거나 허무하다고 느낄 때 그들 곁에서 함께 있어 주는 것이야말로 군목의 존재 이유로 이는 한국군 군목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키친스 소장은 “성경에서 다윗왕은 지도자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한 잘못을 저질렀다”며 “우리 군목도 때때로 시험과 유혹에 빠져 감당해야 할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님께 그런 유혹을 이겨낼 힘을 얻기 위해 항상 기도해야 하는데 그래야 군 장병이 같은 유혹과 시험에 빠졌을 때 목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중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위험해지는 안보환경에서 복무하는 우리나라 군 장병을 위해 축복기도를 요청했다. 수십 초간 눈을 감고 고민한 키친스 소장은 한 성경 말씀을 전하면서 기도를 대신했다. “여호수아 1장 9절에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고 했죠. 바로 여호수아가 자신의 부대에 전한 말입니다. 그때 이야기가 지금도 적용된다고 믿습니다. 강하고 담대하게 대한민국 국토를 방위하길 바라며 늘 기도하겠습니다.”

원주=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