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세상의빛동광교회(류재상 목사)에는 교회가 운영하는 부속 기관이 10여개 있다.
대다수는 노숙인 센터부터 정신장애인 시설, 학대 아동 쉼터 등 ‘기피 기관’이다. 교회는 교회가 아니라면 이들을 섬길 곳이 없다고 생각해 이런 시설을 연이어 만들었다. 류재상(50) 목사는 “교회가 교회 안에 머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며 “교회가 살아야 선교하는 게 아니라 선교해야 교회가 산다. 우리 사역은 헌신일 뿐 아니라 교회가 살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고 지난 23일 강조했다.
어시스트미션과 엘림미션, 52미션 등 공유교회 플랫폼들이 세상의빛동광교회에서 ‘선을 넘는 교회’를 주제로 연 옴니버스 콘서트에서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작은 교회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온 단체로 ‘지역과 동행하는 교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주요 사례로 소개된 세상의빛동광교회는 교회 이름처럼 세상 섬김을 지향하고 있었다. 11년 전 부임한 류 목사는 기존에 하던 평생교육원과 실로암 노숙인센터를 비롯해 정신장애인 시설인 동광임파워먼트에서 멈추지 않고 지역에 필요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원로목사님이 평일에도 교회가 비어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평생교육원을 시작하셨다. 이후 소외 이웃을 섬기는 사역까지 확장하면서 교회 인근에 건물을 마련하게 됐다”며 “한 발짝씩 더 세상으로 다가가려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시에서 먼저 다양한 사역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대로 인해 집에 머물 수 없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하품 1호 학대 아동센터’, 탈북 여성들이 언제든지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루디아의 집, 청각장애인이 일하는 카페 쇼메르, 기독교 가치관으로 다음세대를 키우는 월드크리스천스쿨까지 교회의 작품이다. 이런 다양한 발걸음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과 교회 사이에 단단했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
류 목사는 “쇼메르는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하는 공간이 됐고 인근 유한대 옆에 연 카페는 학생과 교수들 사이 소문이 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만나는 자리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선을 넘어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것처럼 교회는 대범한 믿음과 헌신으로 선을 넘어 선교해야 한다”며 “한국교회 성도 한명 한명이 모두 ‘선을 넘는 교회’로 도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천=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