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을 ‘삼각김밥 데이’로 밀어왔던 편의점업계가 ‘삼겹살 데이’로 마케팅 방향을 바꾸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이 늘자 이에 맞춰 삼겹살 할인 행사를 벌이는 것이다.
CU는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삼겹살 데이 행사’를 벌인다고 22일 밝혔다. 삼겹살 등 정육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모둠쌈과 쌈무를 증정한다. GS25 역시 3월 3일을 맞아 삼겹살 행사를 펼친다. 삼겹살·목살 등을 싸게 팔고, 냉이·달래·취나물 등 봄나물을 ‘1+1’으로 선보인다. 이마트24는 다음 달 1~15일 삼겹살을 ‘1+1’ 혹은 할인가에 판매한다.
그동안 편의점 업계에서 3월 3일은 ‘삼각김밥 데이’로 통했었다. 삼각김밥이 편의점을 대표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도 다음 달 3일을 삼겹살 데이가 아닌 삼각김밥 데이로 마케팅한다. 다만 삼각김밥은 일상식인 탓에 특정일을 기념해 먹는 문화가 생각만큼 쉽게 자리잡지 않았다.
삼각김밥을 대신할 ‘데이 마케팅’ 소재로 편의점은 삼겹살을 띄우는 모습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편의점에서 고기를 비롯한 신선식품을 사는 이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적극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의 정육 상품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CU에서는 2022년 19.1%, 2023년 24.2%, 2024년(1월 1일~지난 20일) 65.0%의 전년 대비 신장률을 보였다. GS25에서도 같은 기간 15.2%, 18.0%, 37.2%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15~30%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 중이다.
특히 올해 삼겹살 데이 행사는 삼겹살을 활용한 가공식품이 아닌 신선한 삼겹살 위주라는 것이 큰 변화다. GS25는 2020년에도 삼겹살 행사를 진행한 적 있지만 정육상품이 아닌 삽겹살 도시락, 삼겹살 모양 젤리 등을 판매했다.
편의점 정육 상품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CU의 냉장정육 상품은 7가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채끝살·등심덧살·토마호크를 포함해 총 30여종으로 크게 늘었다. GS25도 일부 특화 매장에서만 팔았었던 냉장 삼겹살·목살을 전국 일반 매장으로 확대했다. 빠른 시일 내 냉장 양념육, 구이용 소고기 등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집 앞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는 고객 인식이 높아지면서 냉장 정육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