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려 지하철 지연운행과 눈길사고 등이 잇따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에는 22일 새벽까지 13.8㎝ 가량의 폭설이 내리면서 올 겨울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에 이날 오전 지하철 1~5호선과 7호선 열차는 평소보다 약 20분씩 늦게 운행됐다. 특히 5호선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약 25분간 지하철 전 구간의 운행이 멈췄다. 강동구 고덕 차량 기지 선로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은 오전 8시34분부터 일부 지상 구간에서 신호 장애가 발생해 내선과 외선 모두 25분씩 늦게 운행됐다. 7호선에선 승강장 안전문 장애가 발생해 상행선과 하행선이 각각 10분, 25분씩 지연됐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선 밤새 내린 눈으로 주택가 경사로에서 미끄러지는 자신의 차량을 몸으로 막으려던 30대 남성이 차에 깔려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차량이 미끄러지자 아래쪽에 주차돼있던 다른 차량과 부딪히지 않도록 직접 막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에서도 최대 70㎝의 폭설이 내렸다. 이에 정전, 낙석, 교통사고 등이 이어졌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눈길 교통사고 24건이 발생해 34명이 다쳤다. 전날 오전 8시 38분쯤 화천군 사내면에서는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t 트럭과 부딪혀 4명이 이송됐다. 이날 오전 3시쯤 삼척 도계읍에선 소나무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면서 전선을 끊어 2시간가량 정전이 발생,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강릉과 홍천 등 도내 곳곳에서 눈길 고립, 낙상, 낙석, 나무 쓰러짐 등 폭설로 인한 사고가 밤새 이어졌다.
강원도는 22일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농업, 교통, 건축, 어업 등 분야별로 위험시설을 예찰하고, 점검 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23일에도 강원 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 등 일부 지역에서 눈이나 비가 계속 내리겠다고 전했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눈비가 그치면서 기온이 떨어질 전망이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2~9도로 예보됐다. 22일부터 이틀간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10~30㎝, 강원 동해안 5~15㎝, 경북 북부 동해안 5~10㎝, 제주도 산지 2~7㎝ 등이다. 기상청은 “눈이 긴 시간 이어져 많고 무거운 눈에 의해 축사 및 비닐하우스같이 약한 구조물의 경우에는 붕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재연 기자, 춘천=서승진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