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쉬인 등의 진격이 거세다.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값싼 중국 제품이 한국으로 밀려오자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일거리가 늘어난 국내 물류업계는 미소짓고 있다.
중국 업체 중 선두주자는 ‘알리’다. 테무는 21일 구글플레이 쇼핑 애플리케이션 10위권 순위 안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알리, 8위는 쉬인이다. 쿠팡은 4위에 그쳤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압도적인 가성비로 국내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 테무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테무의 MAU는 33만7225명이었는데 지난달에는 10배 이상 오른 459만1049명이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물류업계 배송량도 늘어나고 있다. 알리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고, 테무는 한진과 함께하고 있다. 쉬인은 통관업체와 계약을 맺은 다수의 물류업체를 통해 배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덕분에 물류업계 실적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물류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은 144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8.2% 증가한 것이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2022년 4118억원에서 지난해 4802억원으로 16.6% 올랐다. 한진도 같은 분기에 2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 상승한 1204억원을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는 택배사업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국내 배송업체 매출에서 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50%다.
특히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물류업체 실적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상품 보관과 고객 주문에 따른 출고와 배송, 재고 관리 등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통합물류서비스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풀필먼트 서비스 경쟁력이 좋은 실적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 물류센터가 없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서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업체에 배송을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 알리에서 주문하면 배송일이 최소 20일에서 최대 한 달 넘게 소요됐다. 알리는 이를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에 각각 3만㎡ 규모의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다. 이 중국 현지 물류센터에서 선박과 비행기 선적으로 물건을 날라 타사 물류센터에 입고시킨 후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절차를 거쳐 현재는 3~7일 정도로 줄어들었다.
알리는 더 빠른 배송을 위해 국내에 물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연내 한국에 알리 물류센터를 세워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1일 안에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목표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