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사진) 전 유엔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보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여러분 중 일부는 내가 그만두는지 알아보려고 왔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에도 나는 마지막 한 명이 투표할 때까지 레이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트럼프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의 정치적 미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또 많은 공화당 정치인들이 트럼프가 재앙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발언하기를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언이 경선 과정에서 수위가 가장 높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와 대척점에 서며 화합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상 헤일리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지역은 없다.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서퍽대와 USA투데이가 지난 15~1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지지는 35%에 불과했다.
헤일리는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대해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지 묻는 것보다 트럼프가 1년 내내 법정에 머물며 어떻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반박했다. AP통신은 “일부 공화당원들은 헤일리가 경선에 계속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또 다른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면 헤일리의 레이스는 7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