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한강벨트 중 한 곳인 서울 광진구를 찾아 흉악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시민 안전 강화 공약을 발표했다. 22일에는 민주당 우세 지역인 서울 구로구, 23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현역 의원으로 있는 인천 계양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121석이 걸린 수도권의 격전지를 돌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화양동 자율방범대 초소에서 “연쇄 성폭행범들은 햇빛을 보면 안 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한국형 제시카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고 약물치료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또 1997년 12월을 끝으로 중단된 사형 집행에 대해서도 “법에 따른 집행을 충분히 고려할 때가 됐다”며 “그것이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스토킹, 가정폭력 등 피해자의 주민등록상 실거주지를 가상의 주소로 대체해 보복 범죄를 줄이는 안심주소도 추진하기로 했다. 형법에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온라인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무차별 범죄를 예고하는 행위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력 처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위원장은 공약 발표에 앞서 광진구 갑·을 지역구에 각각 단수공천을 받은 김병민·오신환 후보와 함께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광진구는 갑·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2012년 19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독식했을 정도로 국민의힘에는 험지로 꼽힌다.
한 위원장은 22일 민주당의 4선 중진인 이인영 의원과 윤건영 의원이 지키고 있는 구로구를 찾아 ‘청년 모두 행복 2호’ 공약을 발표하고 다음 날 인천 계양구를 방문한다. 이 대표와 ‘명룡대전’ 빅매치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동행한다. 수도권에선 박빙으로 승부가 갈리는 곳이 많은 만큼 일찌감치 후보 공천을 완료하고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