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쇄신 작업 일선에 있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준신위)’가 주요 계열사에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안을 요구했다. 카카오 신뢰 하락의 주요 원인이 경영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만간 대규모 경영진 교체를 통한 쇄신도 이어질 전망이다.
카카오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카카오를 비롯한 6개 협약 계열사를 대상으로 책임경영 등 의제에 대해 개선 방안 수립을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준신위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후 2개월간 각 계열사 대표를 비롯해 준법지원인, 노동조합 등과 소통하며 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권고안을 마련했다.
준신위는 ‘책임 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을 주요 의제로 선정하고 세부 개선방안을 권고했다. 준신위 협약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는 의제별 세부 개선방안에 대한 이행 계획을 수립해 3개월 내에 준신위에 보고해야 한다.
준신위 권고안은 카카오그룹의 신뢰 하락의 원인이 경영진에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준신위는 ‘책임 경영’ 기반을 만들기 위해 컨트롤 타워, 준법 시스템, 경영진 책임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의장에게는 대주주로서 그룹 거버넌스 체계 개선을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준법시스템 강화 방안으로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높은 의사결정 시 체계화된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경영진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과 위법한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시 배상책임 기준을 세울 것을 요청했다.
‘윤리적 리더십’ 확립을 위해 협약 계열사는 경영진 행동 준칙을 제정해야 한다. 행동 준칙은 공동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추구하는 ‘가치’, 공정과 윤리에 위배되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공정’, 핵심 가치 기반 소통과 이에 따른 비전을 실천하는 ‘소통’,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등 4가지 준수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이 ‘사회적 신뢰회복’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파트너를 위한 책임과 상생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이나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는 경우엔 모회사의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상공인 상생 계획과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카카오 그룹은 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77곳의 계열사의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이미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는 리더십 교체를 단행했다. 다만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등 일부 계열사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준신위의 권고안을 존중한다”며 “카카오가 사회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올바른 항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반영한 이행 계획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