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보는 물가 상승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두 달 연속 3.0%를 유지했다. 농산물 가격이나 외식비 등 당장 먹고 사는 비용이 여전히 커 체감 물가가 낮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다. 2022년 7월 4.7%까지 올랐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꾸준히 둔화해 왔지만 여전히 3% 선 아래로는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8%로 2%대로 내려온 것과 달리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지난 5~14일 조사 시점 기준) 설 연휴를 앞두고 농산물, 외식 등 먹거리 관련 체감 물가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9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CCSI는 한은이 소비자동향지수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가계수입전망, 현재생활형편 등 6개를 따로 뽑아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를 종합해 만든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 대비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는 지난해 9~12월 내내 100을 밑돌다 지난달 101.6으로 기준점을 넘긴 뒤 2개월 연속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이어지고 수출 개선 흐름이 나타나면서 CCSI가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