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믿음과 이성, 조화의 날갯짓으로 더 높은 곳으로

입력 2024-02-24 03:01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 40:31)


세상은 변화와 도전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나는 지식의 힘이 인간 정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끊임없이 목격해 왔다. 지식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내면을 강화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대한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 신앙은 무엇이고 어릴 적 순수했던 믿음은 우리 삶 가운데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 요즘 유행하는 ‘성숙한 신앙적 이해’를 위한 지적 타협으로 결국 하나님을 초라하게 만들고야 말 것인가.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팡세’를 통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언을 남겼다. 르네상스 이후 달라진 기독교의 위상 속에서 어찌 보면 고도의 책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위대한 이성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로서의 인간, 그리하여 왜 우리에게 하나님이 필요한지를 절묘하게 가르쳐 주었다. 마치 인간 지성에 대한 신의 보증 같은 것이랄까. 신앙으로 인해 우리의 정신은 더 강해질 것이며, 급기야 우리를 더 높이 날게 하리라는 것이다.

350년 전 얘기이지만 이성과 신앙을 분리해 사고하는 작금의 한국과 한국의 젊은 지성을 위해서는 귀중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지적 탐구는 영적 여정과 결코 유리된 것이 아니다. 양자는 서로 보완한다. 지식은 우리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를 제공하고, 믿음은 우리가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담대함을 허락한다. 이러한 이성과 신앙의 조화로운 결합은 독수리의 비상하는 날갯짓으로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다.

우리의 지적 탐구와 영적 신념은 우리를 이끄는 빛이 되어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대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영적이고 지적인 성장의 요람으로, 학생들은 내면의 잠재력을 깨우고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세계를 변화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믿음으로 무장된 정신은 인간 한계를 초월해 끌어올릴 것이며, 그렇게 우리는 끝없는 가능성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우리는 독수리의 날갯짓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창공으로의 수직 비상을 위한 힘찬 날갯짓은 역설적으로 위가 아니라 아래로 퍼덕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식이 정말로 위대하다고 믿는다면 먼저 그 위대한 정신의 근육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무릎 꿇어야 함을 잊지 말자. 그래야 지식이 ‘새 힘’이 되고, 아무리 날고 아무리 달려도 피곤치 않음을 그분께서 허락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약력> △현 한양대 16대 총장 겸 영어영문학과 교수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수석부회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과 출제위원장 역임 △대통령 홍조근정훈장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