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때를 놓치면 맛보기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계절 한정 라면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잠시 내놓거나, 기존 제품을 계절에 맞게 변형해 선보이는 식이다. 특정 계절마다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뚜기는 올봄 프리미엄 전통장 브랜드 죽장연과 협업해 만든 ‘죽장연 빠개장면’을 한정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와 전통방식으로 만든 빠개장을 활용해 만든 프리미엄 라면이다. 포항시 죽장면 상사리 주민들이 재배한 농작물을 사용해 구수한 맛을 냈다. 지난해에도 봄에만 판매했었는데, 당분간은 매년 봄 기간에만 선보일 방침이다.
팔도는 최근 기존의 팔도비빔면에 딸기 스프를 더한 ‘팔도비빔면 봄에디션’을 출시했다. 팔도는 매계절 색다른 비빔면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봄에디션은 200만개만 판매한다. 봄에디션에는 딸기의 맛과 향이 나는 스프를 별첨했다. 포장지는 봄을 연상시키는 분홍색에 딸기, 벚꽃을 그려 넣었다.
라면은 생산이나 유통 과정에서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라면 회사들이 계절 한정 상품을 내는 것은 ‘반짝’ 관심을 얻기 위해서다. 특히 신제품의 경우 출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 한정 제품으로 출시하면 보다 화제성이 커져 소비자 반응을 가늠하기 용이하다. 빠개장면 역시 지난해부터 봄 한정으로만 판매하고 있지만, 오뚜기는 판매 실적에 따라 사계절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유독 비빔면의 계절 한정 상품 많은 것도 여름에 집중되는 수요를 고루 분배하기 위해서다. 비빔면을 생산하고 있는 농심, 오뚜기, 팔도는 모두 지난겨울 한정판을 내놨다. 농심은 기존의 ‘배홍동비빔면’에 콩가루 토핑을 더한 제품을, 오뚜기는 ‘진비빔면’에 우동국물 분말스프를 함께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 팔도 역시 ‘팔도비빔면’을 어묵 국물 스프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냈다.
실제로 계절 한정 제품 덕분에 비수기인 겨울에 비빔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농심이 선보인 배홍동비빔면 겨울에디션은 두 달 만에 완판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여름의 매출이 높긴 하지만 비빔면이 점차 ‘시즌리스’ 제품의 경향을 띠고 있다”며 “겨울에도 소비자들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계절 한정판으로 새로운 화젯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