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축구협회 지휘부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 당시 지도력 부진으로 논란을 빚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정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향후 고발인 조사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13일과 18일 정 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두 차례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임명할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해 축구협회 관계자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클린스만 전 감독을 해임하지 않았을 때 2년반 동안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550만 달러(약 73억원)임을 강조하며 “정 회장이 일방적으로 연봉을 결정했다면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다.
서민위는 전날 클린스만 전 감독과 축구협회 김정배 상근부회장, 황보관 본부장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호주와의 아시안컵 4강 경기 전날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 간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이 영국 매체 ‘더선’에서 보도됐다. 서민위는 “협회를 향한 비판을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탓으로 돌리며 선수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두 선수의 몸싸움 소식을 신속하게 인정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15일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선수단 내 불화로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