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는 송도철(58) 인덕원꿈의교회 목사의 전직은 검찰 수사관이다. 26년간 대검찰청 공안부 중앙수사부 등에서 활동했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함께 대검 신우회에 몸담기도 했다. 반평생을 수사관으로 살아온 그가 퇴직 후 갑자기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이유는 수년 전 별세한 어머니가 꿈에 나와 전해준 말씀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의 어머니는 꿈속에서 “기름통의 기름을 가득 채우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송 목사는 어머니의 말씀을 지속적으로 되새겼고 불현듯 ‘빈 깡통’ 같은 인생을 살아왔음을 느꼈다. ‘빈 깡통 같은 인생에 성령의 기름을 가득 채우자’고 다짐한 그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주로 수사를 했던 송 목사가 목회의 핵심인 전도를 하며 성도들을 확보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고심 끝에 고안해 낸 목회 수단은 ‘빵’이다. 평소 천연발효 빵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울 압구정동에 가서 빵 제조 기술을 익혔다. 이후 빵집을 차리고 빵을 구입하러 오는 손님들에게 빵을 한두 개 더 얹어주며 전도를 해나갔다.
나아가 제빵 수업과 빵집 개업 컨설팅까지 이어가면서 전도를 했다. 열매는 있었다. 단 한 명도 전도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십 명의 출석 성도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송 목사는 지난 14일 경기도 안양에서 만나 “타인과 진실한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메뉴가 빵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빵을 통해 금전적 소득을 얻는 게 아니라 천하보다 귀한 성도들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예배를 인도할 때 찬양을 많이 접목한다. 찬양은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돕는 ‘활주로’와 같다고 그는 비유했다. 설교 중에도 설교 내용에 맞는 찬양을 선곡해 들려준다. 성도들은 건조한 예배보다 풍성한 찬양이 접목된 예배를 더 반기고 있다.
“목사로서 한 시간 예배를 인도할 때 감동 감화가 있는 예배로 인도하지 못하면 실패한 예배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항상 있습니다.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찬양을 한 후 그 위에 말씀이라는 씨앗을 뿌리면 감동 감화라는 싹이 잘 발아합니다.”
송 목사가 시종일관 추구하는 신앙관은 ‘천국과 구원’이다. 성도들에게 이 땅의 것이 아닌 천국을 바라보라는 말씀을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단 사이비처럼 현실을 부정하거나 이상한 형태의 생활은 경계할 것을 강조한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천국의 소망을 확신하자는 게 일관된 신앙관입니다. 그래야 현실에서도 영육 간의 복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대전제하에 목회 활동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안양=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