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작년보다는 회복 전망… 배터리 등 韓 제품 경쟁력은 ‘뚝’

입력 2024-02-19 04:06

지난해 한국이 중국 수교 31년 만에 처음으로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힘입어 대중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기차와 리튬이온배터리 등 전기동력화 품목의 대중 수출이 급감하는 추세인 데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제품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대규모 무역 흑자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간한 ‘최근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IT 수요는 전년 대비 9.3% 증가해 글로벌 IT 수요 회복 속도(6.8%)를 웃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중 수출 부진이 글로벌 IT 수요 위축에 따른 단기적 현상인 만큼 올해에는 관련 품목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도 나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310억 달러 감소했으며 이중 IT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4%(198억 달러)를 차지했다.

그러나 가격 대비 높은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웠던 한국 제품의 강점이 중국 시장에서 약화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협 분석 결과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에서 중국의 수요 감소 요인 비중은 30.1%에 그친 반면 경쟁력 약화와 상품 구성 약화 요인 비중은 각각 31.9%, 37.9%로 나타났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무역 적자의 한 요인이다. 양극재,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를 포함한 전기동력화 품목의 무역수지 적자는 2020년 40억 달러 수준에 그쳤지만 2021년 78억 달러, 2022년 129억 달러에 이어 지난해에는 164억 달러까지 늘었다.

김우종 무협 연구위원은 “올해 중국 경제 전망이 밝지 않지만 중국은 연간 4%만 성장해도 약 7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수출 시장”이라며 “(국내 기업은) 고가나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테크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급성장하는 온라인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등을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