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넘은 장로가 반평생을 바친 ‘성경연대기와 절기’ 영문판(활재)이 최근 출간됐다. 반성호(82·강남성은교회) 원로장로가 펴낸 저서는 최초의 사람인 아담부터 예수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 사건의 발생 연도와 날짜 요일을 추적했다. 2017년 반 장로가 펴낸 ‘성경연대기와 절기’에서 일부 내용이 바뀌긴 했지만 전체 흐름은 같다.
30대 중반 예수를 믿기로 하면서 ‘성경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성경 통독을 시작한 것이 성경연대기 연구의 첫걸음이었다. 지난 16일 국민일보와 만난 반 장로는 “요점 정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통독을 했더니 성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믿음도 자랐다”고 했다. 문제가 된 건 요점 정리한 남북 왕들의 연대기가 잘 맞지 않으면서부터다. 예수 생애에 대해 연대가 모호한 점도 그를 당황케 했다.
‘성경은 오류가 없다는데 왜 연대기가 잘 맞지 않을까’ 하며 궁금증이 커진 그는 정확한 성경연대기를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자신이 작성한 요점 정리와 성경주석을 비교·검토하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때가 1977년이었다. 성경에 기록된 안식일과 절기, 여러 사건의 연대를 복원한 히브리력 또는 히브리종교력을 사용해 BC 연 월 요일로 환산했다. 그야말로 지난한 작업이었다.
20년 지난 1997년 연도만 표기한 구약연대기를 완성했다. 2013년에는 ‘성경연대기 아담-예수’(밀알서원)를, 2017년에는 절기 관련 내용을 추가해 ‘성경연대기와 절기’(밀알서원)를 펴냈다.
영문판을 낸 이유는 세계에서도 드문 성경연대기 연구 업적을 더 많은 연구자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감리회신학대 교수를 지낸 이성민 강남성은교회 목사는 “한국 신학계에는 지금까지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연구한 학자가 거의 없다”며 “해외에서도 성경연대기를 파헤치고자 하는 학자가 나온다면 이 책이 중요한 발자취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