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학 정신인 기독교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급변하는 대학교육 환경 속에서 학교 발전을 위해 구성원 마음을 하나로 묶고 힘을 합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백인자(67) 한세대 신임 총장은 지난 16일 경기도 군포 한세대 총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답했다.
한세대는 전임 김성혜(1942~2021) 총장이 별세한 이래 3년여간 총장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오랜 리더십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하루빨리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백 총장에게서 엿보였다. 실제 그는 지난달 19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공식 선임된 직후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과학과 인공지능 발달로 인간성이 점점 상실되어 가는 세태 속에서 ‘올바른 영성’을 강조했다.
백 총장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옳은 길을 한국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나만 옳다는 독선에 빠지지 말고, 겸손과 섬김의 자세로 한국사회와 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총장은 한세대의 장점을 “하나님을 섬기며 기도하는 학교”로 꼽았다. 또 어떤 시스템이라도 빠르게 도입·적용할 수 있는 학교라고 했다.
백 총장은 “작은 학교 규모는 단점도 될 수 있지만 작기에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그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자유전공 모집을 대폭 확대해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학문을 접하게 하고, 폭넓은 전공 선택의 기회를 주는 등 교육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해외 선교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세대 조교수로 재직하며 학교와 인연을 맺은 백 총장은 2000년 무렵 외국에 나가며 학교를 떠났다가 3년 전 김 전 총장이 별세하면서 학교로 돌아왔다. 백 총장은 “김 총장께서 별세하셨을 때 학교에 돌아온 목적은 단 하나, 한세대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세대는 1958년 미국 하나님의성회 교단이 세운 순복음신학교가 전신이다. 이후 조용기(1936~2021)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86년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성장 가도를 이어왔다.
백 총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70년 가까운 한세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동반자이며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며 “지금까지 교회로부터 물질적 지원을 받는 데 머물렀다면 이제는 동반자로서 관계를 업그레이드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두 기관은 최근 한세대 학생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를 공동 개최하는 등 다양한 업무협약을 맺고 활발히 교류 중이다. 백 총장은 여기에 더해 한국교회 교인을 위한 평신도 교육과 평생교육의 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 총장은 ‘전공자율화’ 제도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학교의 주요 현안으로 삼고 대비하고 있다.
인터뷰에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학교 측에 20억원 규모의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을 전달했다. (재)순복음선교회 3억원 등 모두 8억여원 규모의 추가 지원도 이뤄졌다.
백 총장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릴랜드대 칼리지파크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인천대 정보기술대학 초빙교수, 한세대 정보관리학과 학과장·IT학부 석좌교수·혁신성장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사모다.
군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