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평두메습지, 국내 26번째 람사르습지로 등록될 듯

입력 2024-02-19 04:01

광주의 상징 무등산 자락의 평두메습지(사진)가 광주 최초, 국내 26번째 람사르습지로 지정될 전망이다.

광주 북구는 “환경부가 최근 스위스 글랑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평두메습지의 람사르습지 지정을 공식 요청했다”고 18일 밝혔다.

평두메습지는 람사르습지 기준을 충족해 이변이 없는 한 협약 사무국 현지실사를 거쳐 연말 안에 등록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내에서 25번째로 지정된 경북 문경 돌리네습지는 지난해 7월 신청 이후 7개월 만인 지난 2일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평두메습지는 북구 화암동 530번지 일원 해발고도 240m, 면적 2만2435㎡의 산지형 저층습지다. 국립공원 내 북방산개구리의 최대 서식처로 꼽힌다. 천연기념물 원앙과 소쩍새, 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과 삵, 희귀식물 낙지다리와 벗풀 등 786종의 다양한 희귀 생물이 살고 있다. 농사를 짓지 않게 된 이후 습지 원형을 회복했다. 2020년 12월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람사르습지는 현재 호남지역 중 전남에만 신안장도 산지습지, 순천 동천하구, 순천만·보성갯벌 등 5곳이 있다. 광주에는 아직 1곳도 없다.

북구는 람사르습지 지정을 위한 주민참여 기반 이벤트와 체험활동 등을 통해 지역사회 분위기 확산에 나섰다. 19일부터 25일까지 추첨을 통해 정답자에게 푸짐한 상품을 주는 ‘주민대상 정책퀴즈 이벤트’를 열고 3월부터는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와 함께 300명의 지역아동을 초청해 ‘람사르습지 등록기원 탐사대’를 12회에 걸쳐 운영한다.

무등산 생태탐방을 곁들여 가족과 함께 독서를 즐기는 ‘우리가족 사계절 숲 이야기’ 특별 프로그램도 11월까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매달 진행한다. 이와 함께 국립공원공단이 추진하는 평두메습지 인근 야영장, 전망대, 생태체험 길 조성 등 270억원 규모의 ‘무등산 탐방기반 시설사업’도 적극 지원한다.

평두메습지는 2020년 집중호우로 습지 중간에 물길이 생기고 토사가 밀려드는 등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으나 진흙 차수벽과 배수로 토사제거 등을 통해 산림·습지 생태를 원형 복원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람사르습지 지정은 평두메습지의 생태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생물의 터전인 습지의 가치 보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