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46> 비록 나병일지라도

입력 2024-01-30 03:07
나병 환자를 치유하신 예수님.

예수님이 산에서 내려와 어느 동네에 계실 때
한 나병환자가 꿇어 엎드려 간구하네
마음만 먹으면 저를 낫게 하실 수 있어요
예수님이 손을 내밀어 그의 몸에 대시네
내가 원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나병이 즉시 떠나가고
그의 온몸은 씻은 듯 깨끗해지네
그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 예물을 드려라
하루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던 중
갈릴리와 사마리아 사이로 지나가실 때
한 촌에서 10명의 나병환자가 다가오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제발 병을 고쳐주세요
제사장에게 가서 너희 몸을 보여주어라
그들은 길을 가면서 나병이 모두 나았는데
한 명만 돌아와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네
아홉 명은 어디 있느냐, 예수님이 물으시네

◇나병은 나균(癩菌)으로 생기는 만성전염병으로 한센병으로 불린다. 가장 정확하게는 중성적으로 표현해 ‘악성피부병’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새번역). 유대인 사이에서는 이 병이 하나님의 징계로 인해 생기는 천형(天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로부터 유대인들은 모든 질병 중에서도 나병을 가장 두려워했다. 나병환자를 극히 꺼려 되도록 멀리한다. 그래서 나병환자는 사회 공동체에서 철저하게 분리되어 격리된 채 살아간다. 예수님은 이런 나병을 고쳐주신다. 수많은 나병환자들을 직접 어루만지며 고쳐주셨는데 그중에서 두 가지 사례를 언급한다. 하나는 공생애 초기에 갈릴리 지방에서 한 나병환자를 고쳐주신 사건이고(마 8:1~4), 다른 하나는 공생애 말엽 사마리아 지방 부근에서 10명의 나병환자를 고쳐주신 사건이다.(눅 17:11~19)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