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김세헌 교수팀 개발
[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인두암 치료중에도 말하고 숨 쉬는 데 중요한 후두를 보존해 언어장애나 삼킴장애를 최소화하는 로봇 수술법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사진) 연구팀은 최근 인두암 수술에서 입안으로 3차원 내시경과 로봇팔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세헌 교수팀의 수술법은 두경부암과 관련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인 구강암학회지(oral oncololgy)에 게재됐다.
우리 목에는 숨 쉬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와 음식물의 통로인 인두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다가 기침하는 ‘사래’도 이 두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인두는 우리 입안에서 음식물을 식도로 보내고, 목젖 뒤에서부터 목의 끝 식도가 시작되는 부위까지 걸쳐있다.
통상적으로 인두암 환자들은 수술 후 말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인두암 수술을 위해서는 턱뼈를 절개하거나 말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를 제거해야 한다.
인두암은 흡연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주로 성생활을 통해 전염되는데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인두암은 전체 두경부암의 약 40% 정도를 차지하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돼 생기는 경우가 이 중 70%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들어 두경부암 중 유일하게 그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목의 깊은 부위에 있고 중요한 혈관 신경 구조가 인접해있어 수술할 때 턱뼈나 후두를 절개해야 한다. 그래서 수술 후 음식을 삼키는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고, 후두를 같이 제거해 음성기능에도 큰 후유증을 남긴다.
하지만 김세헌 교수팀은 입안으로 확대 영상 촬영이 가능한 3차원 내시경과 5mm의 로봇팔을 집어넣어 턱뼈와 후두의 손상 없이 암을 제거해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김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약 100례의 구인두암 및 하인두암 환자들에게 시행한 결과, 구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96%, 하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89%로 나타났다.
특히 음성기능과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모든 환자에서 대화와 음식물 섭취도 가능했다. 구인두암(편도 및 설근부)의 경우 접근이 쉬워 미국에서 먼저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인두암의 경우 김세헌 교수팀의 수술이 세계 최초다.
김세헌 교수는 “이번 수술 방식을 통해 환자들은 암 치료와 더불어 언어장애와 섭식장애를 피할 수 있어 사회에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인두암 로봇팔 수술로, 목소리·삼킴 보존하면서 수술
입력 2012-03-15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