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山)은 아직도 꽁꽁!… ‘해빙기 산행’ 주의

입력 2012-03-14 13:33
해빙기 산행, 방심하다 낙상사고등 발생 위험… 준비운동과 등산장비 구비만이 부상 위험 줄여

[쿠키 건강] #평소 등산을 즐겨 하는 주부 정모(47)씨는 최근 눈 녹은 도로가 마냥 반갑기만 하다. 겨우내 눈이 내린 산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겨울 등산을 포기해 왔기 때문.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산 공기를 마실 생각으로 동네 친구들과 지난 주말 산을 찾은 정씨. 그러나 녹은 도로와는 달리 아직도 산 곳곳에는 군데군데 빙판길과 눈이 남아있었다. 안전을 위해 중턱부근에서 하산을 결정했지만 내려오는 과정에서 얼어있는 땅을 잘못 디뎌 발이 미끄러졌고 결국 넘어지면서 삐끗하고야 말았다.

겨울이 지나고 이제는 도심 속 도로들에서도 단단하게 얼었던 빙판길을 찾아보기 힘든 봄이 찾아왔다. 그간 겨울 등산을 피하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산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도로와는 달리 산은 지대가 높아 온도가 낮고, 빽빽한 나무들 탓에 그늘이 많고 아직도 꽁꽁 얼어있는 곳이 많아 자칫 잘못하다간 부상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날씨가 풀렸다고 해서 방심하다간 건강을 위한 등산이 오히려 부상을 부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녹은 줄 알았던 산, 아직도 꽁꽁!… 발목, 무릎, 허리 등 부상 조심= 해빙기 산행은 자칫 부주의 시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등산마니아들도 특히 조심하는 시기다. 특히 산 속 그늘진 곳은 빙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뭇잎으로 덮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겉보기에 녹은 듯하지만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겨우내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나 날씨가 풀렸다고 방심해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발목이나 무릎 관절 등이 손상되거나 각종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꽁꽁 언 산비탈에 미끄러져 발목이 삐거나 골절되는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특히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만일 무릎 연골연화증이 있다면 내려올 때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며,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 발을 잘못 디디기도 쉽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뛰어내려오다 다리의 힘이 풀려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되거나 허리를 삐끗하는 등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흔히 십자인대 파열이 발생하면 통증이 심하다가 괜찮아 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아지겠거니 하고 참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이처럼 치료시기를 놓쳐 질환이 발전되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십자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등산 시 신체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를 자가진단 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에 갈 땐 가볍게? NO!… 건강한 등산 원한다면 철저한 등산장비 점검을= 물론 산이 완전히 녹은 후 산행을 즐기는 것이 좋지만, 그 기간까지 기다리기 힘든 등산 마니아들의 경우 철저한 등산 장비를 갖춰야 안전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해빙기 산행은 기후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방수와 방온 기능을 갖춘 등산복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발목과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등산화를 신고, 신발이 젖을 경우를 대비해 여벌의 양말을 챙기는 것이 좋다. 등산 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걸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30%정도 팔로 분산시켜 체력소모를 줄이고 몸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데 효과가 있다. 만일 평소 무릎이 약한 경우에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충격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무릎 슬개골 부분의 관절을 잡아줘 무릎의 연골 손상과 십자인대 손상을 방지해준다. 흔히 등산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산에 갈 때 짐이 없이 가볍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까운 뒷산을 오르더라도 배낭은 꼭 매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경우 충격을 완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허리를 받쳐주어 뇌진탕과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부상 방지 위해선 과욕 버리고 등산 전후 스트레칭 필수= 예상치 못한 부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등산 전에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은 살짝 당기는 느낌이 날 정도의 강도로 3회 가량 10초 이상씩 지속시켜줘야 한다. 목, 허리, 무릎, 발목 등 부위별 스트레칭을 통해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야 부상을 예방 할 수 있다. 만일 등산 중 부상이 발생하거나 체력적인 한계가 느껴진다면 무리하게 정상까지 올라가려 하지 말고 즉시 휴식을 취해 천천히 하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미하게라도 부상을 입었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기본적인 처치를 한 후 며칠 경과를 살펴보고,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창우 원장은 “실제로 등산 중 부상을 입은 사람들 중의 대다수가 발목이나 무릎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가 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등산 후에도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따뜻한 물로 근육들이 뭉치지 않게 마사지를 해주면 근육통을 줄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