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혈액암 ‘외투세포림프종’ 생존율 향상법 규명

입력 2012-03-13 11:41

정현주 아주대병원 교수, 환자 생존율 높이는 새 방법 제시

[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항암제가 잘 듣지 않으면서 재발은 잘돼 악명이 높은 혈액암 ‘외투세포림프종’의 치료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현주 교수(소아혈액종양학 전문의·사진)는 외투세포림프종(MCL)에서 고농도로 발현되는 티슈 트랜스글루타미나제(TG2) 효소의 활성도를 칼슘길항제를 이용해 변화시키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 NF-κB가 억제돼 종양세포의 사멸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칼슘길항제를 이용한 TG2 조절이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은 항암제 치료에 매우 저항적이고 재발이 잘되는 악성 림프종으로, 예후가 가장 안 좋은 혈액암이다. 주로 60대 이상의 성인에서 발생하고 빈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일반적인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반응성이 매우 떨어져 일단 발병하면 생존율이 매우 낮은 대표적인 치료저항적 악성종양이다. 보르테조밉(BTZ) 등 새로운 항암제를 포함한 여러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여전히 만족할 만한 치료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

정현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투세포림프종에서 TG2 효소가 발현되고 이 효소가 암세포 성장에 중심역할을 하는 NF-κB라는 신호전달체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칼슘길항제인 페릴릴알코올(perillyl alcohol)을 기존 항암제인 보르테조밉(BTZ)과 병합치료하면 NF-κB를 억제해 암세포사멸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치료법이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연구가 항암제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환자치료에 새로운 계기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피인용지수 10 이상) ‘혈액(Blood)’ 2월호에 게재됐다. 또 논문 게재와 관련 정 교수가 생물학연구정보센터 홈페이지(bric.postech.ac.kr)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용어]티슈 트랜스글루타미나제(Tissue transglutaminase, TG2)=정상세포에서도 매우 중요한 여러 작용을 하는 효소의 일종으로, 암세포나 염증세포의 병적인 상태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췌장암, 뇌종양 등에서 이 TG2의 발현이 밝혀져 있으며, 특히 항암제 치료에 저항적인 암세포에서 고농도로 발현된다. / 칼슘길항제=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증가시키는 칼슘의 작용을 억제하여 심장 동맥을 확장하고, 심장 근육의 경련을 완화하는 약물이다. 혈압약, 심장약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