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고도비만수술과 암(악성종양)

입력 2012-03-13 09:01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평균수명 100세, 꼭 꿈 같은 일은 아니다. 2000년 초반 70세 전후에 불과하던 평균수명이 지난 10여 년 사이에 80세 이상으로 부쩍 늘어났다. 실제 응급실이나 외래에서 90세가 넘는 환자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노령화로 가장 문제가 되고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바로 암이다. 죽음과 직결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경제적 손실과 ‘삶의 질’ 저하 역시 심각한 부분이다. 이런 연유로 현대의학의 흐름은 암 완치를 넘어 예방에 그 초점이 맞춰 지고 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아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현대에 발생 가능한 암의 약 46%가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었다.

그러나 필자를 더욱 흥미롭게 한 것은 그 두 번째 원인이 비만이라는 사실과 노출기간(연구자들은 잠복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과의 상관관계를 함께 언급했다라는 것이다. 이미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 비만과 암이 관련돼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의 경우는 발병뿐 아니라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 까지 증명되었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10년 전후로 비만인 상태가 지속되면, 암 발병이 뚜렷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1년 전 고도비만 수술을 시행한 50중반의 어머니가 20대 후반의 딸과 함께 정기검진 차 방문하였다. 어머니는 8년 전 유방암 진단 후 5년 간 수술, 항암치료, 및 호르몬 치료로 힘든 투병기간을 지낸 후였다. 딸이 아직 결혼 전이어서 많이 망설이기는 했지만, 딸에게 유방암의 고통을 안겨 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수술을 결정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본인이 스스로 지난 1년간 겪은 변화로 얻은 자신감도 한 몫 했다고 한다.(어머니는 수술 전 120kg이 넘는 체중, 유방암 치료 후 급격히 악화된 당뇨, 및 심한 무릎통증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가족력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비만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머니와 딸이 의견 일치를 이룬 것이다.

비만이 암의 원인이 된다. 조금은 생소한 내용이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충분히 증명되었으며, 앞서 말한 유방암과 대장암 이외에도 식도암, 신장암, 자궁내막암, 담낭암, 및 췌장암 등이 비만과 뚜렷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렇듯 비만은 단순히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며, 중요한 질병임을 그리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실수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다시 한번 비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다음 글에서는 고도비만 수술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