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김정수 사장, 음식에 조예 깊지만 소비자 배려는 ‘꽝’
[쿠키 건강] 삼양식품이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춘 라면을 출시했다. 그러나 정작 내용물은 한국인과 상반되는 수입산 재료와 성분들로 가득했다. 마케팅에 치중한 업체의 소비자 현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8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나가사끼짬뽕 후속 ‘돈 라면’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늘 맛’으로 차별화한 갈색국물 라면 출시를 본격 알렸다. 연간 250만 박스 판매 목표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의 주요 특징은 돼지뼈를 통한 갈색국물과 마늘 재료가 들어간 점이다. 돼지뼈를 우려낸 국물에 마늘을 넣어 한국 토속적인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애썼다. 특히 이번 제품 개발에는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도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장님이 여성분이어서 이번 제품 개발에 많은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특히 음식에 남다른 조예가 깊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음식에 조예가 깊은 사장이 만든 라면 치곤 내용물엔 조예가 얇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들었다는 말이 무색하게 유럽산 돼지뼈와 중국산 마늘 등 갈색국물의 주원료는 태반이 수입 산에 의존하고 있었다. 보통 음식을 좋아하고 아는 미식가라면 제품의 재료도 상당히 고려하는 게 통설이다. 이 때문에 최근 라면업계 불고 있는 국물바람 마케팅에 소비자만 현혹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스런 우려가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재료 값을 생각한다면 국산으로는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이런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라면 업계 중 팔도 꼬꼬면은 재료에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으며, 농심도 한국 전통의 맛 경남남해 마늘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업체의 어정쩡한 마케팅 꼼수 때문에 식품업계 전체가 ‘소비자는 안중에 없고 돈벌이에 급급해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비난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한국입맛에 맞췄다던 ‘갈색국물’ 알고보니, 태반이 수입재료
입력 2012-03-08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