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수면장애가 있는 젊은 여성 환자들의 경우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고혈압 발생률이 정상보다 5~7배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8년간 한국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폐경 전 여성의 수면시간이 짧을 경우 고혈압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일본 저명 학술지 ‘Circulation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 여성이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경우 5~7시간 수면을 하는 사람에 비해 2.4배 높은 고혈압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JMJD2A, LRRC7, THSD4, MYO1D의 유전자들의 단일염기다형)를 가진 경우에는 고혈압 발생률이 5~7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형과 수면시간이 고혈압 발병률과의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신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유전자를 지닌 폐경 전 여성들에게서 수면시간에 따라 고혈압 위험이 높아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수면 시간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유전자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맞춤형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 성과를 평가했다.
한국인의 경우 기존보고와 달리 폐경 전 여성의 짧은 수면시간이 고혈압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과 유전자의 단일염기 다형과 관계가 있다고 연구로 증명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봄철에는 대표적인 피로증상인 춘곤증은 수면부족에서 오는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다른 원인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고혈압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신철 교수는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춘곤증과 같이 주간졸림증이 심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수면장애를 춘곤증으로 오인해 고혈압을 불러오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면서 “수면장애로 인한 고혈압은 비만, 심혈관질환 등 현대인에게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어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많은 질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철 교수는 2001년부터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고혈압 유전체 코호트 사업을 진행 중이며, 기존 연구에서 고혈압과 수면장애의 상관성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