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시청시 눈 피곤한 이유, 실제로 증명

입력 2012-03-07 12:00
중앙대병원 문남주 교수팀, 눈 피로 관련 안과적 인자 규명

[쿠키 건강] 2010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Avatar)’의 세계적 흥행 이후 3D 영상은 TV, 컴퓨터, DVD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2013년부터 디지털 TV가 전국적으로 도입되면 보다 발전된 3D 매체를 접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D 영화 시청시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등을 느낀 경험이 있거나 명확하지 않은 불편감 때문에 영화 감상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1997년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시청하던 어린이 수백 명이 구토와 발작, 간질 증세를 일으켜 일부가 사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3D 영상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의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문남주 교수팀은 2011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4개월 간 정상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3D 영상 시청시 눈 피로도와 연관되는 안과적 인자 규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문남주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3D 영상 시청시 조절근점(Near point of accommodation)과 눈모임근점(Near point of convergence)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절근점이란 사물의 위치가 눈에서 가까워질 때 수정체의 두께 조절을 통해 망막에 정확한 초점을 맺을 수 있는 눈과 사물 간의 최소 거리를 나타내며, 눈모임근점이란 두 눈이 가까워지는 사물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 모일 수 있는 눈과 사물 간의 최소 거리를 말한다.

조절근점과 눈모임근점이 증가했다는 것은 눈의 조절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3D 영상 시청시 2D 영상 시청 때보다 눈의 피로가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외사위가 있는 사람의 경우 눈의 피로도가 정상인에 비해서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입체감각을 인지하는 능력이 저하된 경우에도 눈의 피로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위란 두 눈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간혹 돌아가는 경우가 있으나 평소에는 눈의 융합이라는 기능에 의해 바르게 정렬된 것처럼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며 눈이 항상 돌아가는 상태를 사시라고 한다.

문남주 교수는 “3D 영상 시청시 눈의 조절력 저하와 눈의 모임 능력 및 입체감각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눈의 피로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 비해 3D 영상시 눈의 불편감 및 피로도가 심한 경우에는 이러한 안과적 요소에 이상이 없는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약시는 9세 이전에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가 매우 어려워지므로, 보호자는 3D 시청 시 아이의 반응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