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훌쩍거리는 어린이, 성장도 늦어져요

입력 2012-03-06 16:01
[쿠키 건강]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에서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반응이 지나쳐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에도 과민 반응하는 것이 알레르기다. 알레르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면역계가 완성되지 않은 소아에게 잘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코막힘,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은 알레르기성 비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콧물이 뒤로 넘어가면서 목에 가래가 끼고 이 때문에 기침을 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중이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한다. 유발원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가 제일 많고 꽃가루, 곰팡이, 매연, 화학물질에 의한 자극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루 중에는 주로 아침에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봄, 가을과 같은 환절기에 심해진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부모들이 비염을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우리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살아요”라고 말하는데 감기는 알레르기성 비염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감기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 외에도 발열, 목이 붓고 아프거나 두통, 전신통, 컨디션 저하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발이 흔해 잘 낫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 방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아는 중이염이나 축농증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지속되는 심한 비염은 2차적으로 성장이나 집중력, 학업수행능력에 장애가 될 수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비염의 증상 중 코막힘 증상은 특히 야간에 심해지는데 이 경우 잠을 자면서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이나, 코골이가 잘 나타난다. 코막힘 때문에 자다가 자주 깨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결국 숙면을 방해해 수면부족 현상을 가져오고 이런 아이들은 만성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한다. 낮에 졸려하거나 자주 조는 것도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일 수 있다.

또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은 뼈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은 밤에 깊은 잠을 잘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 하루에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약 60%가 야간에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질의 수면이 중요한데 비염으로 인해 야간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 오래되면 결국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각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을 앓게 되면 두통을 호소하거나 머리가 맑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콧물이나 재채기, 코막힘 증상은 공부하는 학생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업수행능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윤정 소아청소년과 교수(강남경희한방병원)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소화기계가 허약한 아이들도 원기가 약해지면서 호흡기계 역시 같이 허약해져 나타나게 된다”며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진단을 받아 소화를 돕고 폐를 튼튼하게 하는 치료를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