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국내 주요 보건의료정책과 관련 ‘고품격 건강사회 만들기’ 정책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토론회 주제는 지난 수년간 안전성 논란을 빚어온 ‘카바수술’로 선정했습니다. 카바수술은 도입 당시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기존 판막치환술을 시행하던 의료진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카바수술 권위자 송명근 건국대병원 교수와 흉부외과학회, 심장학회 등 의료계는 지난 4년여간 독창성과 안전성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양측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카바수술의 안전성 논란’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편집자주-
카바(CARVAR: Comprehensive Aortic Root & Valve Repair)수술은 심장과 대동맥근부의 움직임에 대한 물리학적, 수학적 분석을 통해 개발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을 말한다. 건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수술은 판막성형용 링과 환자 자신의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 또는 소의 심낭을 이용해 대동맥 혈관 자체의 병변과 손상된 판막을 통합적으로 함께 성형해 대동맥판막의 형태와 기능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수술법이다.
판막의 복원에 사용되는 조직이 자기 혈관내의 생체조직에 이식되기 때문에 판막연결부위에서 내구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조직판막과는 달리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또 플라스틱이나 금속성 재질이 사용되지 않아 수술 직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기계판막치환술의 경우처럼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는다. 카바수술은 3개의 판막 잎사귀를 심장박동에 따라 절묘하게 딱딱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템플레이트(Template, 판막엽 교정틀)로 오려 갖다 붙이는 것이 핵심이다.
◇의료계에서의 논란은?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대동맥 판막 치환술이 주요한 수술법이었다. 하지만 2007년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권유에 따라 카바수술을 신기술로 신청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는 “이는 카바수술이 기존 판막 치환술의 보완품이 아니라 대체품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폰을 쓸 것이냐, 갤럭시를 쓸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삐삐를 쓸 것이냐, 핸드폰을 쓸 것이냐의 문제와 같다. 때문에 기존의 판막 치환술을 전문으로 해 온 의사 및 관련 직종 종사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최종범 교수도 “처음에는 수술의 독창성이 문제가 됐다. 이후 안전성과 함께 수술 시행 절차의 적법성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환자의 집중화, 즉 밥그릇 싸움에 있다”고 지적했다.
◇ 카바수술의 독창성은?
카바수술은 지금까지 시행돼 온 어떤 판막 수술과도 다른 아주 독창적인 수술법이다. 카바수술은 단순히 카바 링을 쓰는 수술이 아니라 판막질환의 원인을 대동맥근부와 판막엽의 문제로 나눠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교정하는 수술법이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는 “이 수술이 다른 판막 수술과 차별화되는 가장 핵심은 대동맥 근부의 움직임을 수식으로 정확히 계산해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지난 50년간 수많은 심장외과 의사들이 시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종범 전북대병원 교수는 “새로운 수술은 과거의 지식에 기반을 두기 마련이다. 카바수술은 기존의 판막기능을 그대로 살리자는 쪽이고 판막치환술은 통째로 인공판막으로 바꾸자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면에서 비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용인 서울백병원 교수도 카바수술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수술의 원리적인 면을 알면 기존 수술법과 다른 독창적인 수술임을 쉽게 알 수 있다며, 미국에서 이 수술법에 대해 특허를 준 사실만으로도 독창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