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젊은 여성들에게서 발병 비율이 높은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충분한 사전 준비를 통해 임신을 할 경우 류마티스 약제 조절 후에도 임신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다는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송영욱·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여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임신’관련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센터장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실시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에 등록된 환자 5362명 중 발병 시 가임기에 속하는 20~30대 여성환자의 비율은 37.1%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발병 비율이 높다.
따라서 가임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임신과 출산에 대해 관심과 염려가 많으며, 이번 연구는 가임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임신과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이뤄졌다.
◇임신 미리 준비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임신유지 가능성 3배 이상 높아
이번 연구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신을 사전에 준비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준비하지 못한 환자에 비해 임신유지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이하 임상센터)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 이후 임신여부에 대한 정보가 수집된 1358명 중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후 임신경험이 있는 99명을 분석했다. 이중 계획임신은 56.6%인 56명이었고, 무계획 임신은 43.4%인 43명이었다.
분석 결과 계획임신을 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임신유지를 하는 비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 임신을 준비한 환자들이 임신을 유지한 경우는 58.9%(33명)인 반면, 임신을 준비하지 않은 경우는 임신유지 비율이 16.3%(7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심승철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대전을지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일반적으로 임신을 하면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체계가 둔감해지는 변화가 생긴다”며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임신을 하면 면역성이 다소 약해지면서 자가면역의 활성도가 저하돼 환자의 60%에서 증상이 좋아지고, 임신 전에 사용했던 약제를 중단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승철 이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이 완전히 호전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류마티스관절염의 활성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유산되는 경우가 있다”며 “가임기 환자의 경우는 반드시 임신을 위한 사전계획과 임신 중 치료 방침을 주치의와 함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전 임신 준비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항류마티스제제 중단 비율 높아
또 분석에 의하면 마지막 임신 확인 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약물을 복용한 경우는 계획임신인 경우 53.6%(30명), 계획임신이 아닌 경우는 67.4%(29명)였다. 복용한 약물 종류는 계획임신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 차이를 보였다.
계획임신은 스테로이드제제가 50%(20명)로 가장 많았고, 항류마티스제제(17.9%), 진통소염제 8.9%(5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계획임신이 아닌 경우는 항류마티스제제 51.2%(22명), 스테로이드제제 46.5%(20명), 진통소염제 25.6%(11명)의 순이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최찬범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위원(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은 “계획임신을 한 환자들의 임신 중 복용약물에는 항류마티스제제 비율이 낮았다며 이는 사전 준비를 하면서 의사와 상의, 임신 전에 항류마티스제제를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위원은 “각 약물의 특성과 임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주치의와 상의해서 본인에게 맞는 치료 유지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질병활성도가 높은 시기에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환자 본인도 많은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질병활성도가 높은 시기에는 임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여성환자, 주치의와 상담 후 약제조절하면 임신출산 문제 없어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던 과거에는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도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임신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임신중인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는 항류마티스약제가 나오고, 류마티스관절염은 대부분 임신 중 호전되는 것이 밝혀지면서 질환만 잘 조절된다면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송영욱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은 “환자 자신이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적극적인 치료로 증상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이나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사전 계획하에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여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위해 4가지 수칙(자료대=대한류마티스학회)
1. 평소 주치의와 함께 치료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본인의 상태를 점검한다.
2. 평소 주치의에게 질환 및 치료, 관리와 관련된 정보를 문의하고 실천한다.
3. 주치의와 임신 준비를 위해 복용 약물 결정 등 사전계획을 세우고 임신시기를 결정한다.
4. 질병활성도가 높은 시기는 임신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주치의 상담 등 사전준비로 임신 가능
입력 2012-03-06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