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보건의료연구원 연구에 국민 혈세 축내”

입력 2012-03-06 15:55
[쿠키 건강]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제출한‘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후향적 수술성적 평가 연구 보고서’의 129례 심초음파 검사결과는 전문의들의 최종 검토 조차 거치지 않은 엉터리 집계였습니다.”

이는 지난 21일 국민일보 쿠키뉴스 주최로 열린 ‘카바 수술 안전성 논란’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최종범 전북대의과대학교 흉부외과 교수가 발언한 내용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이 제출한 카바수술 관련 연구가 부실 연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보의연의 예산을 지원하는 복지부의 관리 감독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75만원이 투입된 지난 2010년 8월 보의연이 발표한‘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후향적 수술성적 평가연구’보고서에 대한 부실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의연의 보고서는 카바 연구위원들이 통계자료를 허위로 조작한 점, 상당한 연구비를 받아놓고 카바수술과 관련한 추적조사인 전향적 연구에 쓰일 비용이 후향적 연구로 바꾼 점, 연구 위원들이 편향된 점을 지적받아왔다.

보의연은 최종보고서에서 카바수술의 중단 이유로 국내 4개 대학병원의 같은 기간 대동맥판막치환술의 1년 사망률이 1.4%인 데 비해 카바수술은 3.83%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하지만 카바수술을 집도하는 건국대병원 측은 최종 보고서가 편중된 통계라는 지적이다. 건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1년 3월 말까지 총 586명의 환자에게 카바 수술을 시행했다. 이 중 대동맥 판막질환으로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는 336명으로 수술 중 사망 환자는 0%였다.

또한 보의연이 공개한 보고서의 안전성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카바수술과 기존 판막치환수술 성적 비교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교수는 “카바 수술은 판막질환 뿐만 아니라 대동맥근부 질환에도 적용하는 수술이다”며 “성적 비교를 합리적으로 하려면 같은 것을 비교해야 하는데 보의연은 단일 판막치환술의 성적과 대동맥박리증과 같은 위험이 높은 질환과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된 질환 모두 포함된 카바 수술의 성적을 비교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 교수는 “해당 연구 보고서에 심초음파 데이터 집계 결과는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 인력들에 의해 분석된 점, 협착증 데이터가 부전증 데이터로 기록된 점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충분히 검증된 연구 인력이 투입돼 실시한 연구 보고서”라며 “논란이 됐던 보고서의 진위 여부는 이해 관계자들의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답했다.

복지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복지부는 다만 보의연에 예산을 지원해 기관운영을 돕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연구보고서를 위해 사용되는 예산은 모두 보의연에서 관리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