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시내에서 15분을 달려 도착한 이 곳,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산천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겨울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 마을인데요.
신북읍에 있는 두 군데의 진료소 중 오늘 우리가 방문할 진료소는 바로 오동보건진료소입니다.
오동보건진료소를 담당하고 있는 박정숙 선생님.
때로는 보건소로 또 때로는 동네 사랑방으로…
주민들 가까이에서 함께 해온 세월이 벌써 6년이라고 하는데요.
Q) 오동보건진료소 관할에 있는 주민들 숫자나 가구 숫자가 어느 정도 되나요.
A) 오동보건진료소 관할구역은요. 산천1리, 산천2리, 발산1~3리 그리고 유포1리 이렇게 6개리가 있고요 인구수는 1775명, 가구수는 596가구입니다
농촌이다 보니까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고령화 되고있잖아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화된 지역이라서 65세 이상이 다른곳보다 더 많아요. 인구 1775명 가운데 590명 정도 32%가 65세 이상입니다.
Q) 실제 오동보건진료소에서 하고 있는 정기적인 사업이나, 또 최근까지 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까 딱히 어디 가서 시간 보내시기도 무료하고 그래서 건강증진실을 만들어서 안마의자, 롤링베드, 찜질할 수 있는 기구들을 구비해놓고 매일 오셔서 사랑방처럼 담소도 나누며 기구들을 이용합니다.
오동보건진료소와 같은 농촌 진료소에서는 특히 겨울철과 같은 농한기에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Q) 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지?
A) 지금 겨울 농한기라서 주민들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세요.
주민들을 만나서 뭘 원하는지, 원하는 것만 해드릴 수는 없으니까 실질적으로 건강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것 들을 찾아서 전문가를 교섭하서 진료소에서 주관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한기 때 건강체조 교실, 기체조 교실, 요가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북읍 발산1리의 경우,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기에, 주민들의 반응이 대단한지 함께 가보실까요?
전날 내린 눈으로 춥고 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을 찾았는데요.
오늘이 바로 일주일에 두 번씩 열리는 기체조교실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A) 눈이 많이 오긴 했지만 걸어오는 거리니까 무난해요
기체조는 비교적 쉽게 따라할 수 있는데다 갑작스럽게 많은 운동을 할 수 없는 어르신들에게 매우 적합한 운동이라고 하는데요.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근육을 움직여주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도 충분히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Q) 농한기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기체조교실을 운영하고 계신데, 기체조의 효과, 좋은 점은 어떤 것일까요.
A) 기체조는 앉아서 할 수 있는 것, 서서 하는 것, 누워서 하는 것, 굉장히 많아요. 어르신들이 제일 힘든 게 다리가 아픈데 서서 해야 할 경우인데 기체조는 앉아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좋고, 여기서는 앉아서 하지만 집에서는 누워서 체조를 할 수 있게 지도를 하거든요. 지금 “어디가 아프시면 이 동작은 꼭 하세요“ 말씀 드리니까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발산1리의 경우 노인회장님의 열성적인 참여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농한기 주민들의 남는 시간과 부족한 운동량을 맞바꾸는 건강 교실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애를 쓰셨다고 하네요.
Q) 주민들의 참여가 다른 마을에 비해 높다고 들었는데 비결이랄까요, 이유가 있을까요.
A) 농촌 고령화 시대에 70~80대 노인들이 농사를 짓느라 몸이 많이 노화됐는데 기체조를 하면 굳었던 근육이 풀려서 몸이 유연해지고 건강을 되찾게 되니까 일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활력소를 얻게 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하는데 그 효과가 상당히 큽니다.
열성적인 노인회장님의 노력과 그로 인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때문에, 기체조를 함께하는 강사님도 더욱 힘이 난다고 하는데요.
발산1리 마을회관을 가득 메운 이 열기는 대도시의 어느 헬스클럽 못잖은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기체조교실, 어떻게 진행되는지 함께 배워볼까요?
Q) 발산1리 주민들의 참여도는.
A) 다른데 제가 열 몇 군데를 다니는데 남자 분들이 한분도 안계세요. 근데 여기는 정말 인기가 좋아서 남자 어른들이 오시는 게 저는 행복해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 중 11%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과 전반적인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웃과 함께 운동하면서 같이 땀을 흘리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이러한 건강교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Q) 기체조교실 다니고 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마음이 우선 즐겁고 아주 개운합니다.
A) 몸이 많이 부드러워졌어요. 걷는 데도 편안하고
A) 참 좋죠. 몸이 우선 유연하고 통증이 가라앉는 거 같고 일을 하다가 안 하면 몸이 굳잖아요. 그런데 여기 와서 몸을 풀고 나면 몸이 유연해지고 좋은 것 같아요.
도시에 비해 여러 가지 시설이 부족한 농촌주민들에게 진료소는 단지 진료만을 위한 기관이 아닙니다.
Q) 주민들에게 진료소란.
A) 여름에 바쁠 때 몇 분이면 (진료소에) 다녀 올 시간인데 시내로 나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습니다.
A)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죠. 시내 나가려면 하루가 지나가다시피 하는데 아프거나 하면 진료소 가서 약타오고 잠깐 자전거 타고 가도 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죠. 꼭 있어야 할 기관입니다.
Q) 앞으로 오동보건진료소에서 준비하고 있는 주민대상 건강 프로그램이 있다면.
A)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까 아직까지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신 분들이 굉장히 불편을 겪으시더라고요. 여기 오셔서 고지서 같은 거 봐달라고 그러시고… 그런 분들에게 한글교실을 열어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향은 언제 보아도 돌아가고 싶은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데요.
그곳에서 건강하게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 한 곳이 든든해지기도 합니다.
도시에 비해 더욱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의 현실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지만요.
보건소의 다양한 건강프로그램과 함께 더욱 활기차고 젊어지는 고향의 모습,
앞으로 더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