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학교는 오랜 병상생활로 힘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소중히 지키고, 치료중에도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기간 병원치료로 학업이 중단됐음에도 치료 종료 후 사회 복귀를 쉽게 하도록 지원 역할을 맡는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학교, 오랜 역사 자부심
1999년 설립됐지만 서울대병원은 1995년부터 설립시까지 교육시범 기간을 거쳐 어린이병원학교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병원학교는 ‘건강장애로 인한 박탈된 환아의 교육, 문화, 행사의 기회 제공’, ‘치료와 교육을 병행해 사회 일원으로 복귀’, ‘장단기 환아들의 정서함향’, ‘자원봉사자의 기회 제공’ 등을 운영 목표로 삼고 있다.
서울대병원 병원학교는 개교 이래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 교육현장 수범사례 우수상 수상, 2002년 공공부문혁신대회 기획예산처장관상 수상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12월 평생교육시설로 인정받았으며, 2004년 정식으로 해당 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자체 운영중이다.
신희영 교수는 “몸이 완쾌됐지만 학교로 돌아가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치료를 받으면서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병원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해 설립하게 됐다”며 “가장 오랜된 병원학교로 지난 10여년간의 병원학교 운영 노하우는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환경 제공이라는 결실로 맺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대상은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장기 의료처치가 요구돼 연간 수업일수 3개월 이상 결석 및 이로 인해 유급 위기에 처해 있으며, 학교생활 및 학업수행에 어려움이 있어 교육지원이 요구되는 학생인 ‘건강장애특수교육대상자’이다. 병원학교 수업과 화상강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출석일수를 채우고, 학년 진학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학교는 8층 소아암백혈병환아, 5층 만성 신질환 환아 및 장단기(소아암 제외) 환아 대상으로 2개의 교실이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국어, 영어, 수학, 음삭, 미술, 사회, 과학, 공작, 미술치료, 무용, 역사, 특별수업 등 약 10여 과목의 수업이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
송윤경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학교 교무부장은 “병원학교는 병원을 이용하는 입원환자들에게 도서관, 영화관 등 편하고 즐거운 놀이공간 역할에서부터 교육, 문화, 행사를 펼치는 멀티공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70여명의 교육학 전공 자원봉사자 교사들이 각 학급 수준에 맞는 멘토링 교육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 20일 기준으로 병원학교를 이용한 인원은 총 675명에 달한다. 이를 월평균으로 나누면 매월 약 293명이 병원학교를 이용했다.
또한, 병원학교에는 전현직 교사들과 대학생 자원봉사 동아리, 기업과 단체봉사자,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 서울대 사범대학 학생 등이 자원봉사자 교사로 참여하고 있다.
◇병원학교 활성화 위한 정부 지원 필요
하지만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학교도 처음부터 운영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신희영 교수는 “병원학교가 문을 열 당시 교과부 등 정부도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예산지원 등에서는 다소 소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병원학교 개교 행사에 당시 대통령 영부인이셨던 이희호 여사를 초청해 병원학교의 필요성을 강하게 건의했다”며 “이러한 인식 개선과 병원학교 운영을 통한 아이들의 치료율 향상 효과 등이 나타나면서 병원과 정부도 조금씩 병원학교 지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로 지난해 서울대병원 병원학교는 교과부로부터 42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올해 예산 지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송윤경 교무부장은 “교과부 지원 예산의 경우 5월 이후에나 지원 여부와 규모를 알 수 있다”면서 “매년 예산지원 여부 및 정책이 바뀌고 정해진 것이 없어서 일선 병원학교 현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과부 예산 지원이 매년 지원 여부 조차 불확실하고, 예산금액도 해마다 다르기 때문에 집행하기도 쉽지 않다. 또 지원 금액도 적어 기본적인 교과수업을 위한 운영외에는 시설등에 예산편성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인턴교사제가 올해로 끝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병원학교 인턴교사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학생 및 학부모에게 상담 및 교육의 다리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인턴교사제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
송윤경 교무부장은 “교과부와 해당 교육청(서울대병원의 경우 중부교육청)에 요구해 놓은 상태지만, 인턴교사제가 올해 없어질 것이라고 해서 업무적으로 곤란한 상태”라며 “2월이 지나고 나면 인력지원이 없어서 학생, 부모, 교사들간의 상호매개체 역할을 할 수 없어 곤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희영 교수는 “아직도 병원학교의 설립 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실제 서울대병원의 경우 병원학교 운영 이후 소아암환자 등 아이들의 치료율이 올랐고, 완치 후 사회부적응을 보였던 아이들도 대부분 정상인과 같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며 병원학교의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병원학교는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을 함게 치유하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곳”이라는 신희영 교수는 “병원학교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보다 질 좋은 치료와 교육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