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 마니아 김 부장님, 관절 건강도 ‘나이스 샷’일까?

입력 2012-02-23 15:28

잘못된 스윙은 허리·무릎 부담 가중, 음주 후에는 피해야… 운동 전 10~15분 스트레칭 필수

[쿠키 건강] ‘스크린 골프는 초보용’이라는 생각은 금물. 요즘 대세는 스크린 골프다. 군 장병들의 여가도 스크린 골프가 책임진다. 얼마 전 강원도 인제의 한 육군 부대에는 스크린 골프 시스템이 도입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스크린 골프의 산업규모가 2011년 1조7000억원까지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피해 골프를 즐기려는 골프 매니아 김 부장부터 날씨가 풀리면서 슬슬 필드 나갈 준비하는 이 대리까지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그러나 스윙 한 번 잘못 했다가는 즐기기도 전에 몸부터 상하기 십상이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잘못된 스윙이나 자세로 어깨나 무릎,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가벼운 통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더 큰 부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강하게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골프가 조깅보다 무릎 부담 커, 허리 등 관절 조심해야= 골프는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상의 위험이 커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정형외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 2008년 연례회의에서 스크립스 클리닉(Scripps Clinic)의 대릴 디리마(Darryl D. D’Lima, MD, PhD) 박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릎에 가장 많은 부담을 주는 운동은 골프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1년이 지난 4명의 환자에게 골프 스윙, 조깅, 테니스, 걷기, 러닝머신 걷기(treadmill walking), 자전거 타기를 시키고 무릎에 걸리는 힘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골프 스윙을 할 때 앞에 내놓은 무릎에 체중의 4.5배, 반대쪽 무릎에 3.2배의 힘이 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깅은 4.3배, 테니스는 3.1~3.8배, 걷기 2.6배, 러닝머신 걷기 2.05배, 고정자전거 타기 1.3배 순이었다.

또한 스크린 골프를 칠 때는 허리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스크린 골프는 필드에서 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 안에 큰 스윙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근육이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계속적으로 허리에 부담이 가중된다. 실내 운동이다 보니 스트레칭 등의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스윙 중에는 허리와 허벅지의 위치와 모양이 서로 다르게 변하는데 초보자인 경우거나 몸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는 허리와 무릎에 상당한 무리를 주게 된다.

빠른 백스윙, 오버 백스윙으로 ‘골프 엘보우’가 오기도 한다. 따라서 백스윙은 천천히 하도록 하며 간결한 톱스윙을 갖도록 한다. 팔을 많이 쓰는 스윙, 코킹이 일찍 풀리는 것도 팔꿈치에 큰 충격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백스윙이나 다운스윙을 할 때 목 부위 염좌도 조심한다. 목에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목을 범위 이상으로 움직이면 염좌로 인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골퍼가 머리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무리하게 어깨를 돌릴 때 주로 발생한다.

◇음주 후 찾는 스크린 골프, 알코올로 약해진 근육·인대에 악영향= 요즘은 술자리 이후 게임 삼아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술을 마신 뒤 골프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술은 디스크로의 혈액 공급을 저해하고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킨다. 이런 상태에서 스윙 자세를 반복하면 척추로의 압력이 높아지고 부상 위험이 한층 커진다. 또한 술을 마시면 판단력이 흐려져 평소보다 격한 스윙을 하게 되고 무릎에 큰 부담을 줘 연골 마모를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평소 허리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의 경우에는 디스크탈출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크린이라고 방심하면 관절 부상! 스트레칭 필수= 일반 골퍼들은 필드에 나갈 때와 달리 스크린에서 칠 때는 스트레칭을 잘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스크린에서 골프를 칠 때 대다수 골퍼들이 몸을 풀지 않고 바로 티오프에 나서고 짧은 시간 안에 큰 스윙을 반복적으로 하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많이 취하게 되는 반면 필드에서는 어깨나 손목, 팔꿈치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송 원장은 “필드에서는 ‘잘 쳐야지’하는 생각 때문에 천천히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플레이 하는 반면 스크린 골프는 실제 경기라는 생각보다 개인적인 연습이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칭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고 설명했다.

골프 관련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이 필요하다. 반드시 골프 연습 전에 10~15분 가량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이 끝난 후에도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서서히 늘려 주듯 당기며 천천히 하도록 한다. 송 원장은 “부상은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 골프엘보, 테니스엘보 등의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비교적 간단한 내시경수술을 통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절내시경수술은 무릎 관절 부위에 1㎝ 미만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한 후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손상된 연골을 치료한다. 모니터를 통해 관절 속을 확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CT나 MRI 같은 특수 촬영으로 파악하지 못한 질환까지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