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사진)는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기미 발생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기존에 시행된 기미의 발생원인 연구들이 주로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점에 착안해 남성 환자의 기미 원인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기미는 주로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임신 후나 피임약 복용 후에 많이 발생해 성호르몬이 증상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과 기미가 생긴 가족의 유무도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은소 교수는 연구를 위해 2002년 1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아주대병원 피부과 외래를 방문한 기미 환자 중 남성 8명과 여성 10명, 일광흑자(잡티)를 가진 환자 중 남성 5명과 여성 5명의 피부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 남성의 기미 발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기미 환자의 병변 부위에서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에 의해 생기는 ‘일광탄력섬유증’과 ‘진피 속 혈관의 증식’ 정도가 병변에 인접한 정상 부위와 비교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특히 연구에 의하면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에 의해 유도되고 피부의 색소침착을 유발할 수 있는 ‘줄기세포인자’가 병변의 표피와 섬유아세포 주변부에서 진하게 염색됐고, 그의 수용체인 ‘c-kit’ 역시 병변 부위의 표피층에서 인접 정상부위에 비해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그림 참조).
이러한 변화의 정도는 다른 질환군(여성 기미, 남성 및 여성 일광흑자)과 비교했을 때에도 남성 기미 환자에서 의미 있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연구에서 여성 기미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의 발현 정도는 남성 기미에서 병변 부위와 정상 부위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는 기존에 밝혀진 기미의 발생 인자 중 남성 기미의 증상 발생에서는 자외선 노출이 성호르몬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은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까지 구체적 연구가 거의 진행된 적이 없는 남성 기미의 발생에서 자외선 노출이 성호르몬에 비해 주요한 원인임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난치성 색소질환인 남성 기미의 발생과 악화를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외선 노출 차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향후 남성 기미의 발생과 관련하여 유전적 요인 등 다른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피부과학분야의 저명학술지 ‘Journal of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곧 출판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