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로 가는 칼슘 공급 방해해 키 성장에 악영향
#. 고등학교 2학년인 김 모군은 학원 수업이 시작되기 전 졸지 않기 위해 캔 커피 하나를 마시면서 잠을 쫓는다. 밤 10시가 넘어 학원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온 김 군은 학교와 학원 과제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해 에너지 드링크를 하나 마시고 다시 공부에 집중 하려 한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에너지 음료를 마셔도 잠도 잘 깨는 것 같지 않고 집중력도 떨어져 지쳐 잠들기 일쑤다.
[쿠키 건강] 많은 양의 카페인을 함유한 에너지 드링크가 중·고등학교 수험생과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 사이에서 ‘잠 깨는 음료수’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박카스에 레모나를 타거나 이온음료를 섞어 마시는 일명 ‘붕붕 트링크’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수 제조법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 많은 양의 카페인 섭취는 집중력을 방해하고 자칫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 얼굴을 가진 카페인= 카페인은 뇌혈관 확장 작용을 차단시켜 편두통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며 평활근을 이완시켜 기관지 천식에도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지방분해 촉진, 이뇨작용 등의 효과도 있어 의학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카페인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중추신경이 흥분을 일으키게 된다. 대뇌 피질에 작용해 정신기능, 감각기능 및 운동기능을 일정 시간 활발하게 만들어 주는 각성효과 때문에 피로감과 졸림을 없애준다.
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 이상의 카페인이 들어 올 경우 초조감, 불면증, 얼굴 홍조, 정교한 운동이나 지능적 활동에 대한 장애가 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전체적인 흥분 작용으로 강직성 경련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알게 모르게 몸속에 쌓이는 카페인= 카페인은 그 성분이 든 음식을 계속 찾게 되는 습관성 중독이 강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1일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기 쉽다. 어린 아이들도 콜라나 초콜릿을 통해 카페인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카페인 1일 권장량은 400mg이다. 소아청소년은 몸무게 1kg 당 2.5mg이다. 김 모군의 몸무게가 60kg 이면 1일 권장 카페인 소비량은 150mg 이다. 에너지 드링크는 약 65mg의 카페인을 합유하고 있어 김 군의 경우 하루 두 병이 적정 섭취량이 된다.
서정완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무심코 먹는 음료와 과자를 모두 합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라며 “음료에는 카페인뿐만 아니라 과당이나 설탕도 들어 있기 때문에 비만이나 영양불량까지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기 카페인, 성인보다 몸속에 오래 남아=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카페인에 대한 대응력이 낮은 편이다. 성인이 몸속에서 카페인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5~6시간인데 청소년은 같은 양을 섭취해도 몸속에 더 오래 머문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남용할 경우 심장발작, 안절부절, 두통, 위통, 오심을 일으키고 현기증과 식욕감퇴를 유발할 수 있다.
서정완 교수는 “청소년기에서 20대 초반사이에는 뼈에 무기질이 침착하는 시기로 골 형성에 중요한 시기”라며 “고카페인의 음료를 마시게 되면 카페인의 이뇨작용에 의해 뼈로 가는 칼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고 골다공증이 오기 쉽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카페인 각성효과는 오래가지 않고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불면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며 “잠을 깨기 위해서는 방안의 환기를 통해 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 시켜 주고 비타민 C가 들어 있는 오렌지, 귤 등의 신선한 과일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성장기 키 크려면 ‘잠 깨는 음료수’ 멀리해야
입력 2012-02-22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