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골밀도, 평생 관절 건강 좌우”

입력 2012-02-21 11:13

20~30대 다이어트, 최대 골밀도 낮춰 골다공증 위험 높여… 칼슘, 비타민 D 섭취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최대 골밀도 높여야

[쿠키 건강] 최근 방송된 KBS2 ‘남자의 자격’이 화제다. 올 초부터 시작한 ‘몸짱 되기 프로젝트’의 중간점검 결과가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건강을 위해 적절한 체중 관리와 식단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과도한 몸짱 열풍은 그 후유증 폭풍도 만만찮다.

거식증, 탈모를 비롯해 어깨와 다리의 퇴행성관절염 등 그 부위와 증상도 다양하다. 최근 배우 김범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퇴행성관절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관절염 때문에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몸매에 대한 집착 때문에 정작 가장 중요한 본인의 건강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특히 관절은 젊을 때 잘 관리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빠르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른 몸’ 전성시대, 20~30대 무리한 다이어트는 50대 골다공증 지름길= 그야말로 ‘마른 몸’ 전성시대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 보다 늘씬한 몸매에 대한 환상이 더욱 크다. 그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체내에 지방을 지나치게 부족하게 만들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뼈를 파괴하는 세포인 파골세포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여성들은 골량이 빠르게 감소해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난다.

골다공증은 칼슘의 항상성 변화로 유발되는 골 대사 질환이다. 칼슘은 대개 음식을 통해 섭취하지만 부족할 경우에는 뼈 속에 저장된 칼슘을 가져와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된다. 당연히 뼈는 ‘바람 든 무’처럼 숭숭 구멍이 생기게 된다.

특히 20~30대는 골밀도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로 이후 골손실이 일어나 골밀도가 차츰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젊을 때 골밀도를 최대로 만들어두지 않으면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에 노출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20~30대의 과도한 다이어트 열풍은 최대 골밀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흔히 많이 손쉽게 선택하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음식 적게 먹기’, ‘원푸드 다이어트’가 있다. 이 경우 영양 부족이 발생해 뼈가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고 당연히 최대 골밀도도 낮아지게 된다.

실제 골밀도가 최대여야 할 20~30대가 오히려 40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된 사례도 있다. 2009년 전국 8개 대학병원의 골다공증이 없는 여성 2228명을 대상으로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 20대 골밀도가 1.135g/㎠, 30대 1.176g/㎠, 40대 1.147g/㎠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몸짱, 마른 몸’ 열풍이 부른 부작용의 단적인 예다.

송 원장은 “골다공증은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골다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작은 부상도 골절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지나친 다이어트는 골다공증을 부르는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건강한 몸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골밀도 20~30대 최대, 이후 매년 0.5%씩 감소= 골다공증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골다공증 환자는 2005년 약 45만명에서 2006년 52만명, 2007년 60만명, 2008년 66.7만명, 2009년 74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젊을 때 골밀도를 제대로 관리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튼튼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즉 20~30대에 최대 골량을 형성해 놓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 관절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뼈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골밀도는 20~30대에 최고조에 달해 그 이후 매년 약 0.5%씩 감소하며,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3~15년 동안 매년 2~3%씩 감소한다. 또한 성장호르몬도 20~30대 후반부터 10년에 약 14.5%씩 감소한다고 한다. 성장호르몬이 줄어들면 골밀도도 떨어져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 진단은 골밀도 측정을 통해 이뤄진다. 골밀도 검사는 DEXA, Q-CT를 이용하며 T-점수가 -2.5 이하인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밀도 한 번 감소하면 높이기 어려워, 젊을 때 관심 가져야=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음식이나 약으로 칼슘을 많이 복용하고, 햇빛을 쪼이거나 운동·산책·수영 등을 해주는 것이 좋다.

영양은 골의 단백질 성분 및 무기질화 성분을 향상시키고 노화 과정에서 골손실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체내 칼슘 중 99%는 인산과 함께 뼈를 구성하는데, 뼈가 성장하고 석회화하는 과정에서 칼슘과 인의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진행됐던 3년간의 연구에서 1일 칼슘 1200㎎ 및 비타민 D 800 IU를 복용했을 경우 고관절 골절은 43%, 비척추 골절은 32%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우유 등 칼슘 함량이 높은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한다.

또한 비타민 D 부족은 장에서의 칼슘 흡수를 억제하고, 체내의 칼슘 불균형을 유발시켜 뼈의 무기질량 감소 및 골밀도의 감소를 가져온다. 따라서 팔과 다리 또는 손, 팔, 얼굴에 10~20분간, 일주일에 2~3회 가량 햇빛에 노출시켜 필요한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햇빛 노출이 어려운 경우 간유, 기름진 생선, 달걀, 버섯 등의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송 원장은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작은 충격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골절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며 “한 번 감소한 골밀도는 다시 높이기 어렵기 때문에 무리하게 살을 빼는 것보다 달리기,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로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관절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