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고통 줄이고 아기와의 유대는 높이는 ‘감성출산’

입력 2012-02-20 17:09

[쿠키 건강] 출산이라고 하면 흔히들 침대에 다리를 올리고 상체를 얼마쯤 들어 올린 상태에서 진통에 힘겨운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서 금식된 상태로 팔에 링거액을 맞으며 지내는 것은 산모에게 불편함, 불안감을 줘 긴 진통의 시간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자연출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의 출산 보다는 가정에서의 출산이 대부분인 시절이 있었다. 이후 의료보험제도가 전 국민에게 확대되고 많은 산부인과병원이 생기면서 이제는 대부분의 출산이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출산이 병원에서 진행되면서 출산에 따른 위험성이 감소돼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병원출산의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병원분만이 마치 분만공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산모에게 가장 편한 자세로 분만이 이뤄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침대에 누워 상체를 든 채로 분만까지 진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산모보다는 의료진의 편의를 위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출산은 질병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출산과정에서 의료는 보조적으로만 이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성출산을 중시하는 이종찬 김포나리병원 원장은 “출산에서 의료진의 역할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산모가 강한 의지와 신념으로 진통과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고 끊임없이 격려해주는 것이다”며 “단순히 분만 자체만을 위한 분만실이 아니라 출산 시 조명, 음악, 향, 온도 등을 최적화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 엄마와 아기 사이에 유대감과 애착이 잘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출산을 위해 감성자유진통실, 감성태교진통실, 감성출산실을 운영해 본 결과 출산의 고통을 줄이고 산모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출산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자연출산을 잘 할 수 있는 진통실의 환경과 의료진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기에게 안정적인 조명, 음악, 향, 온도 등이 필수적이다.

또 진통시간 동안 산모가 진통시간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걷거나 앉거나 바닥에 눕거나 혹은 여러 기구에 의지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진통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도 최근 많이 시도되고 있다. 진통시간 동안 산모에게 안정된 최적의 심리상태를 만들어 산모의 고통 및 긴장을 완화시키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출산실의 환경은 아기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병원을 선택할 때도 단순히 병원 시설이나 규모, 비용, 유명 의사 유무 등을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출산에 대한 강한 신념이 있고 일관된 철학이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보다 편안한 출산과 아기와의 안정적 애착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