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엽총 환자, 길병원 닥터헬기가 살렸다

입력 2012-02-16 16:11
[쿠키 건강]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엽총 난사 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임모(29)씨가 사고 직후 닥터헬기를 이용해 길병원으로 후송돼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받고 생명을 구했다.

길병원 항공의료팀은 15일 10시20분 응급의료센터 옥상을 출발해 10시45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 착륙, 잠시 후 도착한 서산중앙병원 엠블란스에서 임씨를 헬기로 이송했다. 11시 30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임씨는 곧바로 수술을 시작해 약 5시간 만인 오후 5시 수술을 마쳤다.

헬기로 임씨를 이송한 항공의료팀 양혁준 응급의학과 교수와 수술을 집도한 현성열 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임씨의 상태는 매우 위중했다. 임씨를 치명적 상태에 이르게 한 총알은 오른쪽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폐를 관통해 심장 바로 옆을 지나는 우측 완두정맥을 1.5cm 가량 찢고 4번째 늑골에 박힌 상태였다.

폐와 정맥에서 출혈이 심해 이송이 조금만 지체됐더라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총상 환자인 만큼 현성열 교수팀은 헬기로 임씨가 이송돼 오는 동안 모든 수술 준비를 마치고 세심하게 집도했다.

현 교수는 “총알이 폐를 관통한데다 정맥이 손상돼 수술 중 출혈이 많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심장을 빗겨가 살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환자가 젊은 만큼 폐 손상을 줄이는데 집중해 수술을 마쳤다”고 말했다.

양혁준 응급의학과 교수는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로 닥터헬기와 소아전용응급실을 갖추고 전문 외상팀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을 비롯한 서해안권 중환자의 치료의 질과 속도면에서 국내 최고의 모델을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