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 출산 붐, 예비산모 ‘관절 건강’ 점검해야

입력 2012-02-15 16:25
[쿠키 건강] #주부 정모(29)씨는 3월 출산을 앞두고 첫아이를 맞이할 생각에 무거워 지는 몸에도 마음이 설렌다. 더불어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 소식 때문에 지난해부터 올해에 맞춘 출산을 준비해 왔던 터라 더욱 몸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아무리 몸조심을 해도 만삭이 되어가는 배의 무게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언제부턴가 무릎에 임신 전에는 없었던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성스러운 기운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는 ‘흑룡의 해’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의 여러 나라들에서도 출산 열풍이 거세다. 이처럼 흑룡의 해에 임신과 출산을 계획해 그간 심혈을 기울였다면, 그 만큼 산모의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의 관절 건강은 임신과 출산의 시기에 크게 좌우된다. 무거운 배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무릎 관절과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골반의 경우 특히나 이때 약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출산 시기를 겪으며 다량의 칼슘이 배출되기 때문에 골밀도가 저하돼 골다공증의 유발률 또한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올해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무릎이나 골반의 관절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으로 무거워진 체중, 무릎의 연골 압박해 통증 생겨= 일반적으로 임신을 하게 되면 최소 13㎏에서 최대 20㎏가량 체중이 증가한다. 몸무게 1㎏이 증가될 때마다 무릎의 연골은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가해져 압박을 받게 된다.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임신 주기가 늘어날수록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는 듯한 통증이 발생된다. 하지만 갑자기 늘어난 체중과 부풀어 오는 배로 인해 당연히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겠거니하고 생각하며 통증을 간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임신 자체가 호르몬 분비를 촉진 시켜 인대와 관절 부위가 느슨해지기 때문에 특히 이때 관절염이 발생되기 쉽다.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충돌을 막아주는 관절에 마모나 손상이 생기는 것으로 관절염이 발생하면 관절뿐 아니라 관절 주변의 근육도 함께 허약해지게 된다. 따라서 이를 단순한 체중증가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질환으로 보고 무릎의 통증이 더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임신 중 관절염의 경우 통증이 나타난다고 해서 함부로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며 “체중이 불어 거동이 불편한 임산부라고 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누워있는 것은 관절 건강에 좋지 않은 만큼 앉아있는 동안 틈틈이 마사지나 관절 돌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시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신·출산 중 호르몬 분비로 약해진 골반, 변형과 통증 주의해야= 출산을 할 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신체 부위하면 단연 자궁이 위치한 골반이다. 특히 출산을 겪으면서 여성의 몸에서는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 골반에도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평소의 10배 이상 분비되기 때문이다. ‘릴렉신’이란 여성이 자연적으로 분만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골반 부위의 관절 결합을 느슨하게 만들어 주는 호르몬으로, 골반의 관절뿐만 아니라 무릎이나 발목, 손목, 손가락 등에도 영향을 준다. 이처럼 출산 후에는 근육과 인대의 결합력이 한껏 느슨해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가 가해지더라도 골반과 다리 사이에 위치한 고관절의 손상이 쉽게 발생한다. 출산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완 됐던 골반과 관절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는데 산모의 건강 상태나 잘못된 산후 조리 등으로 인해 원위치로 모아지지 못하고 틀어지거나 벌어진 채로 골반이 굳게 되는 골반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이처럼 골반이 변형된 경우에는 이와 연결된 관절을 이루는 대퇴골도 같이 돌아가게 된다. 때문에 다리가 휘어지며 걸음걸이가 달라지게 되고 비정상적인 압박이 가해짐으로 인해 허리에 무리가 가게 돼 만성적 통증이 발생하는 주범이 된다. 골반의 변형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검진을 통해 골반변형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다른 신경의 압박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20대 때 잘못된 다이어트, 고령 산모 ‘골다공증’ 부르는 지름길= 엄마가 되는 것은 힘들다는 말을 대변하듯 여성들에게 임신과 출산은 행복한 기쁨이지만 힘든 임신기간과 산고를 견뎌야 하는 고난의 순간이다. 특히 산모들의 뼈는 임신과 출산을 겪게 되면서 다량의 칼슘 등이 태아에게 전달돼 골밀도가 낮아지며 골다공증이 나타나기 쉽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양이 감소돼 강도가 약해지게 되고, 심한 경우 뼈에 구멍이 뚫리게 되는 질환을 일컫는다. 보통 40~50대 여성들이 폐경을 맞으며 여성호르몬과 골밀도가 감소돼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지만 요즘에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의 불균형이 생겨 10~20대에도 발생률이 높다. 특히 이처럼 젊은 시절 다이어트로 인해 뼈가 약해진 경험이 있는 고령임산부들이라면 더욱 관절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령 출산은 평균적으로 35세가 넘은 임산부의 분만을 이르는 말로 예전에 비해 결혼의 평균 연령과 첫 출산의 나이가 높아지면서 고령임산부의 출산이 고위험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10~20대 시절의 잘못된 다이어트 경험과 더불어 고령의 임신과 출산이 맞물리게 되면서 칼슘이 과도하게 배출됨으로 뼈의 상태가 약해지며 골다공증이 발생되기 쉽다. 김창우 원장은 “골다공증이 발병되면 약해진 뼈로 인해 자칫 부주의 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골밀도를 검사해 골다공증에 위험이 없는지 점검하고 사전에 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험요소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평소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골량을 유지하게 하고 평소 칼슘의 함유량이 많은 유제품을 섭취해 이를 보충하는 것이 골다공증을 피해가는 지름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